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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이 시끄럽다…대피소 예약제 홍보미비로 옥신각신
[헤럴드 생생뉴스]“예약안됐다고 이 밤중에 3시간 걸려 하산하라니 말이 되느냐”(등반객) “산짐승때문에 비박이 안돼니 예약못한 분은 하산하세요”(공원관계자)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지리산 세석대피소는 시끄러웠다. 한쪽에서 새벽 3시부터 성삼재에서 연하천, 벽소령 대피소를 거쳐 12시간 산행을 마친 등산객이 라면과 준비해온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몸을 데웠다. 한쪽에서 예약이 안된 등산객이 국립공원관리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예약 안된 분들은 지금 내려가셔야 합니다, 여기서는 비박도 할수 없고 잘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국립공원관리원들은 대피소 예약자 명단을 들고 일일이 확인하며, 확인된 등산객만 통과시켜줬다. 몇몇은 예약명단과 이름이 달라 산악회 등반대장과 통화하기도 했다.

예약을 못한 등반객들은 “전에는 예약을 못해도 대피소 1층에서 잤는데 무슨 소리냐, 여기까지 온것도 힘들어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또 3시간 이상을 내려가란 말이냐”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직접보지는 안았지만 이날 40대 여성 3명은 내려가라는 공원관리들의 설득에 육두문자를 날리며 “내려가기는 내려가는데 배낭은 지고 갈 힘이 없으니 당신들이 가져다달라고 해서 공원관리원이 한 명이 배낭 3개들 운반해 줬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들었다.

지리산에서는 최근 자연훼손과 화재예방 그리고 반달곰등 들짐승으로부터 사고를 예방하기위해 비박(텐트, 매트리스 그리고 침낭들을 준비해와 야외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을 강력 단속하고 있다. 아울러 대피소 구간별로 통과 시간을 정해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통과할 수 없는 입산시간 지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예를들어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 가려면 최소한 3시간 이상 걸리는데 세석대피소에 예약이 되어있는 사람은 오후 4시까지 통과해야 하고, 예약을 안한 등반객은 세석에서 하산하는 시간을 감안, 오후 2시까지 통과해야 하는 식이다. 당연히 오후 2시 이후에는 벽소령대피소에서 통과를 제지하고 내려 보낸다.

모처럼 명산 지리산을 찾아 건강과 인내력을 테스트해보려는 등산객들은 대피소 사전 예약제를 모를 경우 낭패를 보기 일쑤다. 산에서 하루 자는 게 사실 얼마나 큰 추억이고 힐링인가.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들이키면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가.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얼마나 상큼하고 맛있는가.

지리산 대피소측은 이를 홍보하기 위해 동서울 터미널, 용산역 등에 직원들을 배치해 대피소 사전예약제를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대피소 예약제는 정착돼야 하지만 국립공원을 관할하는 환경부에서도 좀 더 예산을 확보해서 시간을 갖고 홍보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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