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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이단옆차기 후 살해 협박 받았었다”
자전 에세이서 후일담 공개
류현진과의 차이점 밝히기도



‘코리안특급’ 박찬호(40)가 14년 전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향해 이단옆차기를 날린 후 살해 협박을 받았던 사실을 뒤늦게 털어놓았다.

지난해 11월 은퇴한 박찬호는 오는 17일 출간 예정인 자전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웅진지식하우스)에서 “1999년 6월 6일, 나는 경기 중 내게 모욕을 준 상대 선수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렸다. 그 선수가 한국인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한국인들이 통쾌해 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미국 팬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팀 메이트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전 5회 1사1루 때 타석에 나가 애너하임 투수 팀 벨처를 상대로 희생번트를 댔다. 타구를 잡은 벨처가 1루로 뛰던 박찬호를 직접 태그아웃시키며 뭔가를 얘기했는데, 그 말에 박찬호가 극도로 흥분하며 벨처를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렸다. 이 사건 후 박찬호는 일부 팬들에게 살해 협박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고 ‘메이저리그 최악의 난투극’ 6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박찬호는 에세이에서 “벨처는 한국인을 무시하는 행동과 욕설로 내게 모욕감을 줬다. 나는 그 모욕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몇 가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며 “나는 동양인이었고, 그는 미국인이었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은 미국 사회였다. 게다가 그와 나는 다저스 선후배 사이였다. 벨처는 1988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LA의 영웅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싸운 것이다”고 당시 겪어던 마음고생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박찬호는 2011년 일본무대에 진출한 이유에 대해 “이승엽 이종범 등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경험했던 걸 나 역시 겪어보고 싶었다. 또 한국 야구를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 선동열 감독이 일본 야구와 관련된 철학과 문화를 많이 갖고 있었기에 과연 그게 무엇인지도 이해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류현진(26·LA 다저스)과 자신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다저스는 (나를) 하나의 길들여지지 않은 상품으로 데려간 거다. 하지만 내가 성공하자 한국 야구에 문이 더 크게 열렸다. 그 문의 정체는 ‘관심’이다”며 “내가 열었던 문과 류현진이 열어야 하는 문은 다르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에 대한 ‘검증’의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나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류현진이 열어준 셈이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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