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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메이저리그서 이단옆차기 한 후 살해 위협받았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코리안특급’ 박찬호(40)가 지난 1999년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향해 이단옆차기를 날린 후 살해 위협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11월 은퇴한 박찬호는 오는 17일 펴낼 예정인 자전적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웅진지식하우스)에서 “1999년 6월 6일, 나는 경기 중 나에게 모욕을 준 상대 선수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렸다. 그 상대 선수가 한국인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한국인들의 나의 이단옆차기를 통쾌해했다”고 한 뒤 “그렇지만 사실 나는 미국 팬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팀 메이트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며 발차기 사건 이후 경기장 안팎에서 겪었던 냉담한 시선과 고충을 토로했다.

박찬호는 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전에서 팀이 0-4로 뒤진 5회 1사 1루에서 애너하임 투수 팀 벨처를 상대로 희생번트를 댔다. 타구를 잡은 벨처가 1루로 뛰던 박찬호를 직접 태그아웃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벨처는 박찬호에게 뭔가를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순간 극도로 흥분하며 벨처를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렸다. 박찬호의 이단옆차기는 ESPN이 뽑은 메이저리그 최악의 난투극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찬호는 에세이에서 “팀 벨처는 한국인을 무시하는 행동과 욕설로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나는 그 모욕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몇 가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며 “나는 동양인이었고, 그는 미국인이었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은 미국 사회였다. 게다가 그와 나는 다저스 선후배 사이였다. 벨처는 1988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LA의 영웅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싸운 것이다”고 14년 전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한양대에 재학 중이던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로 미국 무대를 밟은 박찬호는 17시즌을 보내며 아시아 선수 최다인 124승(98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을 올렸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소회와 뒷이야기,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유,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온 사연 등을 에세이에 적었다.

박찬호는 또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26·LA 다저스)과 자신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다저스는 (나를) 하나의 길들여지지 않은 상품으로 데려간 거다. 하지만 내가 성공을 하자 한국 야구에 문이 더 크게 열렸다. 그 문의 정체는 바로 ‘관심’이다”며 “내가 열었던 문과 류현진 선수가 열어야 하는 문은 다르다. 류현진 선수는 한국 야구에 대한 ‘검증’의 문을 열었다. 한국 프로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 나가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류현진 선수가 열어준 셈이다”고 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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