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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연재 · 박인비 후원 잇단 결실…KB금융 더 크게 웃다
스폰서 후원 두선수 승전보
‘KB로고’ TV통해 전세계 노출
천문학적 홍보효과 함박웃음

박인비 상금 절반 인센티브 등
선수들에겐 두둑한 보너스까지

김연아 소치 낭보에도 큰 기대



‘메이저퀸’ 박인비(25·KB금융)는 하루 39홀을 도는 강행군 끝에 생애 세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마라톤을 완주한 것처럼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박인비의 명승부가 길어질수록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은 이들이 있다. 바로 한 달 전 박인비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한 KB금융그룹 관계자들이다. 박인비 모자에 선명하게 새겨진 ‘KB금융’의 사명과 별 모양의 노란 로고가 TV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노출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이 지난 9일 후원 선수인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의 아시아선수권 3관왕에 이어 10일 박인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웨그먼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틀 연속 성공적인 스포츠마케팅 스토리를 쓰며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KB금융 홍보실의 김진영 팀장은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가슴을 졸이며 박인비의 경기를 지켜봤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모두들 일어나 환호했다”며 “손연재와 박인비 선수가 좋은 소식을 들려줘 정말 고맙고 대견하고 기쁘다”고 했다.

▶천문학적 홍보 효과 기대, “선수들 보너스는…”=KB금융은 5월 초 박인비와 후원 계약을 했다. 박인비가 첫번째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LPGA 선수 중 가장 먼저 시즌 3승을 챙긴 후였다. 오랫동안 메인스폰서를 찾지 못한 박인비에게 KB금융은 선뜻 손을 내밀었다. “세계랭킹 1위가 외국기업의 로고를 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큰 손실”이라는 판단에서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4년 계약에 연간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메인스폰서 계약 후 우승 소식이 뚝 끊겼다.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선 컷탈락, 숍라이트 클래식에선 공동 38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서 대어를 낚으면서 우려를 씻었다. 박인비 어머니 김성자(50) 씨는 “솔직히 후원계약 후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을 졸였는데 이렇게 첫 우승을 큰 대회서 하게 돼 기쁘다. 인비도 정말 좋아하더라”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영 팀장은 “워낙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 믿고 기다렸다. 그것보다는 경기 중 약간만 웃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 TV를 보니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졌더라. 그게 참 고맙다”고 했다.

손연재와 박인비의 연속 우승 소식과 그로 인한 미디어 노출로 홍보효과는 천문학적 액수가 될 전망이다. 우승 인센티브는 선수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프로골퍼의 경우 통상적으로 우승 시 상금의 50%, ‘톱5’ 진입 시 30%, ‘톱10’ 때는 20%를 받는 조건이 적용된다. 이에따라 박인비는 우승상금 33만7500 달러(약 3억7700만원)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받을 전망이다. 아마추어인 손연재의 경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입상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전해졌다.

▶“연아야, 다음을 부탁해”=KB금융이 스포츠 선수 후원에 나선 건 ‘피겨여왕’ 김연아(23)가 최초다. 김연아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2006년이었는데, 당시엔 선수를 개별적으로 후원하는 전례도, 그런 개념도 없던 때였다. 김연아 측은 훈련비가 많이 드는 종목 특성상 든든한 후원사를 찾고 있었고, KB금융은 사회공헌 방법을 고민하던 때였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김연아는 후원사 날개를 달고 시니어 데뷔 첫해 ‘왕중왕 전’으로 불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KB는 리듬체조 손연재, 피겨의 김해진·김진서, 최근엔 컬링과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대표팀 등 동계올림픽 빙상종목 전체를 후원하며 ‘가족’이라 부르는 이들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진영 팀장은 “주위에선 KB가 공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한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젊고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을 후원했는데, 이들이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둬 그렇게 보일 뿐이다”고 말하며 “우리가 후원하는 선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운동을 즐기면서 한다’는 점이다. 즐긴다는 것은 롱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젊음, 도전, 정정당당함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손연재와 박인비의 우승 바통은 누가 이을까. KB금융은 “당분간 후원 선수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귀띔하면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와 빙상·컬링 대표팀이 또다시 기분좋은 승전보를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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