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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at>스마트해진 MTS, 증권사들 ‘사활 건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과거 전화로 주문을 넣던 아날로그 시대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거쳐, 이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투자자 사이에 주된 투자 통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으로 주식거래가 손 안에서 이뤄지게 되면서 증권사의 대응도 발빠르다.

▶대세는 MTS=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MTS를 이용해 거래한 일평균 대금은 7118억원으로 2009년(1599억원)보다 3.5배 급증했다. 거래비중도 2.36%에서 14.42%로 6배 이상 뛰었다. HTS는 여전히 절대 규모에선 앞서고 있지만 그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다. 2009년엔 5조5310억원이 HTS를 거쳐 오갔지만 지난해는 3조4800억원으로 30% 넘게 감소했다. 거래 비중도 2009년 47.74%에서 3년 만에 35.90%로 11.84%포인트 낮아졌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주로 영업단말을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것과 달리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MTS가 빠르게 퍼진 것은 편리성과 휴대성 때문이다. 과거 사무실 모니터 화면에 몰래 HTS를 켜놓고 눈치보며 주식거래를 하던 개인투자자가 이제는 주변의 눈을 피해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마음껏 주식거래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각 증권사는 로그인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외 지수와 각종 차트, 뉴스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SNS와 연계해 정보 공유도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두었다. 단순한 주식 매매뿐 아니라 공모주 청약이나 보고서 열람, 펀드ㆍELS 등 금융상품 열람까지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롱텀에볼루션(LTE)이 널리 퍼지면서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된 것도 MTS 성장을 돕고 있다.


▶스마트해져야 MTS 시장 잡는다=증권사는 스마트폰에 빠진 개인투자자의 마음을 잡기에 바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수수료를 일정기간 면제해주는 것이다. 국내 증시침체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가뜩이나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출혈을 감내하면서도 투자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수료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는 증권사는 물론 협력업체와 연계해 일정 규모 이상 주식매매를 하면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은 주식과 ETF, ELW를 거래하는 신규 및 휴면고객에게 올 연말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통신사와 손잡고 스마트폰 할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 수수료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최근엔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다. 한편에선 수수료 경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차별화한 서비스와 콘텐츠 제공으로 ‘제 값’을 받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기존 ‘스마트 하나’ MTS를 발전시킨 ‘스마트 하나 HT’를 내놓으며 매매수수료를 인상했다. 대신 전문 상담인력의 실시간 온라인 종목상담, 관심종목 관련 뉴스 즉시 제공과 같은 서비스를 보강했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모바일’은 접근성 향상은 물론 중요한 순간의 시세를 곧바로 공지해 고객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중요사항 알리미 서비스를 지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원하는 시세감지 조건에 도달하면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이 실행되는 자동주문 서비스 등을 내놓았다. SK증권은 MTS ‘주파수’의 파수꾼 기능을 개선, MTS에 접속하지 않아도 지정가격도달, 목표가도달 등을 스마트폰 메시지로 알려주도록 했다. 


증권사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여러 MTS를 옮겨다니며 혜택만 누리는 투자자들 때문이기도 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TS는 한 번 익숙해지면 좀처럼 바꾸지 않지만 MTS는 손쉽게 갈아탈 수 있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다른 MTS를 사용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선 서비스 유지 및 개선을 위한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가입자 확보엔 실패하는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MTS가 자랑하는 ‘편리성’으로 인한 원치 않은 부작용인 셈이다.

▶1위는 있지만 패배자는 없다=현재 MTS 시장은 키움증권이 점유율 30%로 가장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악화된 시장상황에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하고있어 고객 기반 및 충성도가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키움증권의 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되 뒤로 밀리진 않겠다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앞서 SK증권은 푸시기능을 통한 주파수의 실시간 시세포착서비스를 지난 1월 특허등록 했다며 다른 증권사들이 해당기능을 선보이자 지적재산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과거 HTS 초창기 한 증권사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다른 증권사가 따라하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T 서비스 예산은 정체된 반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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