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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터스포츠 마케팅 車업계, ‘스피드에 미치다‘
[상하이=김상수 기자]“부아아앙!” 굉음을 울리며 일제히 레이싱카가 속도를 높였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투어링카 챔피언십(CCTC, 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 현장이다. 현대, 도요타 등 각 자동차업계의 이름을 단 차가 코너를 통과할 때마다순위가 뒤바뀌었고, 각 업체 레이싱팀도 희비가 엇갈렸다. 현장을 찾은 금호타이어 관계자도 내심 치열한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차량을 근접 촬영하거나 느리게 재생할 때마다 이 대회 후원사로 참여한 금호타이어의 로고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가 모터스포츠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각 업체의 기술력을 경쟁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 뿐 아니라 타이어업계 역시 모터스포츠 후원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최고의 타이어, 최고의 자동차를 놓고 벌이는 자존심 대결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국제 서킷에서 열린 CCTC에는 낯익은 한국 기업의 이름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 대회 후원사로 참여한 금호타이어는 공식 타이어업체로 모든 대회 출전 차량에 타이어를 공급한다. 경기장 곳곳마다 금호타이어 로고가 등장한 이유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중국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동풍열달기아도 출전 차량으로 참여했다.

2.2㎞의 서킷을 총 27번 도는 경기. 차량이 출발한 이후 경주 차량만큼이나 장외에서도 탄식과 환호성이 매 순간 이어졌다. 베이징현대 차량이 경기 초반 선두를 달렸으나, 추돌로 선두권에서 밀리자, 베이징현대 부스에선 탄식이 이어졌고, 그 사이 1위를 차지한 도요타 부스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마치 쇼트트랙 경기처럼 쉼 없이 선두가 뒤바뀌었다. 결국 최종 1위는 베이징현대. 마지막 코너에서 역전에 성공한 짜릿한 경기였다.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투어링카 챔피언십(CCTC, 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에 각 업체를 대표하는 레이싱카가 대거 출전해 경주를 펼쳤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후원사로 참여한 금호타이어도 치열한 승부에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중국 관영 방송인 CCTV에서 단독 방송하고 있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수록 카메라가 자주 차량을 근접 촬영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금호타이어도 부가적으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CCTC는 경기당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기 높은 대회이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 대회 공식 타이어업체로 선정돼, 대회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 대회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 현장마다 완성차업계 및 타이어업계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2014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는 양산차를 개조한 경주용 차가 출전하는 대회로, 포뮬러원 대회와 함께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i20 랠리카 개발을 마무리하고 팀 구성을 완료한 뒤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다양한 판촉물을 제작하는 등 대규모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i20 랠리카에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을 모두 집약하기로 했다.

혼다는 최근 포뮬러원 대회에 다시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혼다는 레이싱 팀 맥라렌과 함께 2015년부터 포뮬러원 대회에 복귀한다. 혼다가 맥라렌 팀 머신의 엔진 등을 개발하고, 맥라렌은 팀 운영 등을 담당한다. 


혼다는 1964년 혼다 팀으로 처음 포뮬러원에 진출했고, 이후 1988~1991년에는 4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경영 악화에 따라 2009년 불참했고, 이후 7년 만에 다시 복귀하게 된다. 이토 타카노부 혼다 사장은 “친환경 기술에 초점을 맞춘 포뮬러원의 새 규정이 혼다 첨단 기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어업계도 모터스포츠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990년부터 레이싱 타이어 개발을 시작, 2007년 국내 최초로 F1 타이어 시제품을 선보였다. 마스터즈 F3, VLN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했으며, 특히 F1의 전 단계인 UTO GP의 공식타이어로 지정돼 있다. 한국타이어도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F3, 스웨덴 TTA 레이싱 엘리트 리그 등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넥센타이어는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넥센 N9000클래스’ 등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에 후원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를 공급하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는 건 그만큼 그 업체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라며 “각종 국제 모터스포츠에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건 이제 세계무대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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