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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안에 쇼핑…스마트카트의 재발견
2년전 SKT 개발 ‘스마트카트’ 국내선 사업종료…美, 철저한 시장조사로 가능성 확인 ‘벤치마킹’ 조짐
SK텔레콤이 2년 전 태블릿을 이용해 장을 보는 획기적인 솔루션을 만들고도 사업성 확보 실패로 중단한 반면, 최근 미국 기업들은 이 솔루션을 벤치마킹해 인력난 해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반된 모습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위해서는 통섭형 기술에 앞서 정교한 시장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27일 코트라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개발한 ‘스마트카트’가 미국에 소개되면서 현지 유통기업들 중심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카트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려는 상품정보를 검색한 후 매장에 들러 스마트카트에 설치된 태블릿에 연동시키면 태블릿 화면에 상품 위치, 할인 쿠폰, 추천 상품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보고 고객은 구매하려는 물건의 위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증강 현실을 통해 현장에서 할인 쿠폰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유통업체들이 이 솔루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7달러25센트인 최저 임금이 9달러로 인상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력 채용 대신 태블릿 등의 단말기로 대체해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특히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태블릿 도입에 적극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튜이트(Intuit)에 따르면 태블릿 사용비율이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이 62.7%, 100명 이하가 78.5%, 10명 이하의 영세 기업은 98%로 조사됐다. 

SK텔레콤이 2011년 이마트에 스마트카트 시범 사업을 진행할 당시 모습. 하지만 현재 국내 대형 마트에선 이 모습을 볼 수 없다. 대신 미국 유통업체들이 이를 적극 활용해 진정한 스마트쇼핑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실제 미국 유통 중소업체들은 매장인력을 고용하는 대신, 태블릿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서핑용품 판매업체 새터데이즈서프는 매장에 아이패드를 비치해 손님은 재고 수를 확인하고 상품 관련 전문가와 직접 상담할 수 있다. 컨버스, 시어즈, 푸마, 버버리 등은 상점 내 카탈로그를 둘러볼 수 있는 태블릿을 비치할 계획이고, 대형 백화점 노드스톰은 7월 세일 시즌에 5000여대의 모바일 체크아웃 스탠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트렌드가 나타나는 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이 SK텔레콤의 스마트카트를 참고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스마트카트를 솔루션명으로 내세우면서 현지 문의가 증가했고, 많은 미국 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사업 모델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뉴욕 컨설팅업체 PSFK도 “위치정보를 이용해 상품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고 행사 중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구매 기록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쇼핑을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현지 조사에서 31% 이상의 소매업자들이 스마트카트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PSFK는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카트를 미국보다 2년 먼저 도입한 국내 사정은 정반대다. SK텔레콤은 2011년 이마트와 손잡고 성수점(본점)에서 시범 사업을 펼쳤지만 한시적으로만 진행되고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에 핵심인 RFID(무선 인식 전자태그) 칩의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 개당 가격이 10원 수준이어야 사업성이 확보되는데 현재 4배인 40원이라 제조사에 큰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스마트카트의 RFID 관련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시도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주 유통과 인천항만 컨테이너 사업에 기술이 공급됐고, 현재 보일러나 의약품 관련 수주가 진행 중”이라며 “이와 함께 카트가 통과되면 자동 계산되는 시스템을 대형 마트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현정ㆍ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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