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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시대 슈퍼리치 ‘금 · 부 · 채’ 다시 편다
증여·투자 목적 金 구매 증가
4·1대책 업고 ‘수익형 부동산’ 인기
절세전략 안성맞춤 채권도 주목



“최근 한 달 동안 부동산을 문의하는 슈퍼리치들이 평소보다 2~3배 늘었습니다.”

23일 서울 강남지점 모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이다.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의 박스권 장세 속에 슈퍼리치들이 금ㆍ부동산ㆍ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침체됐던 부동산은 정부의 4ㆍ1 대책 발표 이후 자산가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금과 채권 역시 ‘안전과 절세’의 상징으로 꾸준하게 각광받고 있다.

▶금, 상속에서 투자까지 목적 다양=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자들이 선호하는 실물 투자 상품이다. 지난 21일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한국의 적극적 투자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30%)ㆍ부동산(17%)ㆍ채권(17%)에 대한 수익률 기대치가 높았다. 또 응답자 중 44%가 ‘저위험ㆍ저수익’으로 자산을 배분하겠다고 답했다. ‘고위험ㆍ고수익’으로 답한 응답자는 24%에 그쳤다.

금은 과거 예물이나 상속의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값이 떨어지면서 증여ㆍ투자ㆍ인플레이션 위험 대비 등 다양한 이유로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영업이사는 “3월부터 판매가 늘기 시작해서 4월부터 급증했다”면서 “5월 초에는 다소 안정적이다가 시세가 하락하면서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금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부동산, 4ㆍ1 대책 업고 ‘수익형부동산’ 인기=한동안 침체됐던 부동산도 최근 들어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기회비용이 낮아진 데다 박근혜 정부에서 ‘친(親)부동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100억원이 넘는 자산가들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용 주택ㆍ오피스텔ㆍ상가 등 매월 일정 수익을 가져다 주는 부동산을 말한다. 예전에는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강남 재건축이나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에 많이 쏠렸다면, 지금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특히 강남의 오피스 빌딩을 매입한 이후 임대업을 할 경우 수익률이 연 8~1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 전에 유동인구와 임차인 인구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강남 등 요지에 자리한 부동산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일본처럼 장기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는 개연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 전에 매입가 대비 임대수익률과 입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권, 절세전략으로 안성맞춤=채권은 절세와 안전성을 원하는 슈퍼리치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조금 벌어도 좋으니 세금은 피하고 싶다’는 심리가 깔려있다.

특히 브라질 국채는 해외채권 중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11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4조원어치나 팔렸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조세협정을 맺어 과세를 하지 않고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다만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게 해 주는 ‘환헤지’ 장치가 없기 때문에 채권을 산 당시보다 환율이 내려가 있다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브라질 국채 구입 시 물가채를 같이 연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달러로 표시되는 한국기업 채권(KP)물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선호도가 늘어나고 있다. 비과세ㆍ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환율을 통해 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발행물에 비해 수익률이 1%포인트가량 높다.

오유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채권수익률은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며 국고채 10년물 기준 저가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아무리 떨어졌어도 자산의 30%는 예금하고 40% 정도는 실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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