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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들 외우기도 힘든 혜택 카드에 새겨놔…숫자카드는 현재 진행형”
삼성카드 최승한 마케팅실장 인터뷰
삼성카드 임직원은 이달 초 사내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삼성 숫자카드’가 출시 1년 6개월 만에 200만장 발급을 돌파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 등으로 카드 업황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성공작이라 기쁨은 더 컸다. 삼성카드는 복잡해지는 카드 상품을 버리고 ‘실용적이고 쓰기 쉬운 카드’에 초점을 맞췄다. 1~7까지 숫자를 카드 이름으로 도입해 상품체계를 단순화하고, 카드 혜택을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는 서비스 위주로 재편해 거품을 뺐다. 삼성카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최승한 마케팅실장(전무)은 숫자 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실용’이라고 정의했다. 경기 불황에 대응해 현명한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을 감지하고 ‘실용’이라는 대전제로 카드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숫자카드는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

▶당시 카드 이름은 ‘삼성카드 애니패스’ ‘지앤미’ 등 관련 혜택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고객은 대부분 복잡한 카드이름을 외우지도 못했다. 고객 위주의 접근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품이 아닌 사람을 기준으로 새롭게 문제를 접근해보기로 했다.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서로 다른 소비패턴, 경향성 등을 묶어 인물로 형상화했다. 모두 7개의 서로 다른 인격체를 뽑아낼 수 있었다. 각 인물에 1~7번까지 신용카드 이름을 붙인 것이 ‘숫자카드’다. ‘삼성카드2’는 패션,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업종에서 포인트 제공, ‘삼성카드3’은 학원, 병원, 여행 업종에서 최대 5% 포인트를 제공한다.

-실용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정의하게 됐나.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경기불황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감지됐다. 고객은 스마트한 소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 ‘실용’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카드의 내용과 디자인 등 모든 면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게 설계했다. 고객이 외우지도 못하는 복잡한 혜택을 카드 플레이트에 작은 글씨로 새겨 편리하게 이용하게 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숫자카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하나의 카드를 주사용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원카드’를 추구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숫자카드도 변화하나.

▶그렇다. 숫자카드는 ‘현재진행형’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변하고, 카드도 그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숫자카드 출시 2주기를 앞두고 고객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숫자카드도 진화할 수 있고, 혹은 완전히 다른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삼성카드에 오기 전 존슨앤존슨코리아 사장과 같은 기업의 아세안 및 한국지역 컨슈머사업 충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글로벌 기업에서 오래 근무했다. 어떤 장점을 카드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은 소비자 한명 한명을 들여다보려는 접근법이 아직 부족하다. 제조업의 경우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의 접근법을 몹시 중시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카드업은 금융업인 동시에 서비스업이다. 제조업의 고객 중심 접근법을 더 차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시장환경이 악화하면서 카드사도 예전처럼 혜택 몰아주기 같은 과당경쟁은 어려울 것이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삼성카드도 삼성카드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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