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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의 에이스 본능, 다저스도 깨울까
#1. 류현진(26ㆍLA다저스)은 12일(한국시간) 팀의 8연패를 끊는 시즌 4승째를 올린 뒤 “한국에서도 팀의 연패를 끊은 적이 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여러번 있다“고 대답했다.

#2.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칼럼니스트 마크 색슨은 “류현진은 지난 4시즌 동안 한국에서 최약체로 분류된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다. 너무 부진한 탓에 한화 팬들은 팀 이름을 ‘한화 치킨스’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3. 류현진과 4승 호흡을 맞춘 포수 A.J.엘리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 팬들은 이길 수 있다고 예감할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류현진의 에이스 본능이 태평양을 건너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류현진은 야수들의 수비 실책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타선 지원을 못받는 것도 탓하지 않는다. 자신의 공만 믿고 우직하게 가는 모습으로 오히려 팀 동료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다. 한화 시절 류현진은 야수들의 실책에 대해 “열심히 해보려다가 그렇게 된 거라 생각한다. 그런 걸로 투수가 기분 나빠 하면 마인드가 잘못된 것”이라며 “반대로 내가 잘못 던져서 지는 경우도 있지 않나. 수비실책이 나오면 어떻게든 더 실점 안하려고 집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화 선수들도 에이스 류현진 등판일에는 타석에서도, 수비에서도 몇 배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빅리그 다저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류현진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고 1실점 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4승째를 수확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승 2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소년가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을 얻었던 한화 시절을 연상케 했다. 류현진은 전날 커쇼도 막지 못한 8연패를 끊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이애미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다저스 타자들도 안타 14개를 폭발하며 팀의 새로운 에이스를 힘껏 지원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104개 공을 던졌지만 예상을 깨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에 힘이 떨어진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지만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에게 “괜찮다”며 7회 등판을 사실상 자청했다. 류현진은 우려한대로 선두타자 미겔 올리보에게 밋밋한 체인지업(시속 126㎞)을 던졌다가 솔로포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그러나 두 타자를 범타로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4만2000여 관중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류현진을 맞는 덕아웃 동료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남 탓 하지 않은 채 ‘무소의 뿔’처럼 가는 류현진이 다저스의 새로운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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