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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와 희비 엇갈린 두산, 역전패 '배후 투수 없어'
[헤럴드생생뉴스] 1회 선발 라인업 전원 출루-전원 득점을 기록하고도 이기지 못했다. 5회까지 투구 내용이 좋았던 신출내기 선발 투수는 자신의 개인 최고 투구수(101구)를 기록했으나 교체 타이밍 실기로 인해 6회 4실점하고 말았다. SK에 초반 득점공세를 펼쳤으나 막판 매서운 추격을 당했고 믿었던 새 마무리가 시즌 첫 실점을 하필 동점 솔로포로 내줬고 끝내기까지 허용하며 패했다. 선발진 공백으로 인한 계투 끌어쓰기로 배후 투수가 없어져 울상인 두산 베어스의 자화상이다.

두산은 8일 문학 SK전에서 1회서만 선발 라인업 9명의 타자들이 전원 출루-전원 득점하며 9점을 뽑는 등 초반부터 분위기를 장악했음에도 분위기를 이끌지 못하고 12-13으로 끝내기 패했다. 6회말 4점을 내주며 상대에게 추격 여지를 남겨둔 뒤 8회에는 김성현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내주며 1점 차까지 쫓긴 뒤 결국 9회말 한동민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주며 다 이겼던 경기를 내줬다. 5회까지 거침없이 잘 던지던 두산 선발 이정호는 6회 4실점으로 인해 초중반 좋았던 투구 내용의 내실을 깎아먹고 계투 붕괴로 첫 승 기회도 미루고 말았다.

이는 이정호의 잘못이라기보다 뒤를 준비할 투수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이정호를 6회에도 올린 두산 마운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가벼운 등 근육통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 한 차례를 거른 것은 어쩔 수 없다손 쳐도 개릿 올슨의 부상 회복 기간이 점차 길어지면서 중간계투 요원들을 선발로 끌어다 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음은 지금 두산의 고민거리다.

이용찬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전지훈련 도중 이탈했고 3년 만에 복귀하는 듯 했던 켈빈 히메네스는 팔뚝 부상을 이유로 합류하지 못했다. 전지훈련 막판 5선발로 염두에 둔 김상현은 경기 당 한계 투구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 선발 등판과 계투 등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출장 중. 니퍼트-노경은-김선우 3인 기본 편대에서 두산은 시범경기 중 올슨을 히메네스의 대체 투수로 영입했으나 3경기를 뛰고 허벅지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올슨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이정호도 사실 1군에서 선발로 뛸 것이라고 예상된 투수는 아니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과감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에서 5선발로 기회를 얻고 있으나 완비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니퍼트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며 계투 요원 유희관과 베테랑 이재우가 선발로 나섰다. 유희관은 4일 LG전 선발승으로 성공했으나 시즌 중 5선발 전향 가능성이 있던 이재우는 7일 SK전서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1이닝 만에 강판했다. 선발진 공백으로 인해 계투 요원을 끌어다 쓴 고육책이다.

결국 깜짝 선발이 일찍 강판하거나 한계 투구수에 빨리 돌입했을 때 그 뒤를 막아줄 배후 투수가 더욱 많아야 하는 두산의 현실이다. 7일 경기서는 좌완 정대현이 4이닝 2실점으로 분전하며 추격조로 이닝을 소화했으나 8일 이정호 뒤로는 7일 나왔던 투수들의 연투 가능성이 높았다. 정재훈, 홍상삼, 변진수를 초기에 끌어다 쓸 수 없는 상황이며 오현택-유희관 예비역 1년차 투수들은 이제 계투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 되었다. 이들을 6회쯤 조기 투입하면 거의 포스트시즌 모드가 된다. 문제는 현재 퓨처스팀에서 발탁되어 1군 투수진에서 그 역할을 할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잠실 KIA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제구난을 비췄던 서동환은 당일 오전에도 많은 공을 던졌던 불운까지 겹치며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던 안규영은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고 지난해 4월 선발진 주축이었던 임태훈도 퓨처스리그에서 아쉬움을 비추고 있다. 일본 사쿠신대 출신 신인 유창준, 제구력이 좋은 2년차 우완 박민정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이들의 정식 등록은 오는 6월 1일부터 가능하다. 당장 쓸 수 없는 카드다.

8일 경기 전 김진욱 감독은 선발의 조기 강판 여파를 상쇄해 줄 1+1 투수진 책략에 대한 질문에 “그 뒤를 맡아줄 투수가 없어 고민이다”라고 답했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 여파를 최소화해 줄 추격조 혹은 롱릴리프 배후 투수층이 얄팍해졌다는 점. 이는 다음 경기 선발 투수에게 "반드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라는 부담을 준다. 이것이 바로 두산의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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