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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 이경규 “영화를 향한 무한도전...끝까지 달릴 것”

영화를 향한 이경규의 도전은 끝이 없다. 현재 진행형이다. 흥행 참패를 맛보기도 했고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누군가는 “영화 안 해도 돈 잘 벌지 않냐”며 혀를 차기도 했다.

수익을 위해서였다면 굳이 영화에 고집을 피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이경규의 인생에서 영화는 ‘목적’이 아닌 ‘필수’다. 그런 그가 ‘복면달호’ 이후 6년 만에 제작에 나선 영화가 바로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영화인만큼 애정도 남달랐다.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는 수 많은 예능 프로그램 속 ‘경규옹’과는 상반되는 진지한 모습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 “SF, CG는 NO! 사람 냄새 나는 영화”

‘복면달호’에 이어 ‘전국노래자랑’ 역시 휴먼드라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사연을 따뜻하게 다뤘다. ‘복면달호’와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한다.

“사람 사는 얘기가 아무래도 공통점이겠죠. 원래 제가 CG(컴퓨터그래픽)나 SF장르를 별로 좋앟지 않아요.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서 정이 안 가더라고요. 그런 대작들은 볼 때는 즐거워도 막상 영화관 문을 나서면 금방 잊게 되는 것 같아요. 흥행도 좋지만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영화가 쫓기듯 살아가듯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랐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주인공이 되는 날이 몇이나 될까요? 생일 빼고는 딱히 주인공인 날이 없잖아요. 각박한 세상 속에서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게 영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에요. 범상치 않죠?(웃음)”

굳이 웃음과 감동을 강요하지 않았다. 웃건 울건 모든 것은 관객들의 몫이기에 억지로 주입하지 않았다.

“강요하지 않는 영화에요. 억지로 설정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냥 생활하듯이 편하게 전개되죠. 그래서 조금 밋밋할 수도 있지만, 더 진정성 있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제작부터 투자, 섭외까지 이경규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지만 연출만큼은 이종필 감독에게 맡겼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는 간섭했죠.(웃음) 배를 띄워 놓고는 간섭하지 않았어요. 그 뒤 연출적인 문제는 감독이 해결해야 하는 거잖아요. 사공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따금씩 훈수를 두긴 했죠.”

# “방송 vs 영화의 극명한 차이”

30년 넘게 방송계를 진두지휘한 베테랑 이경규. 이경규를 향한 방송 관계자들의 신뢰는 말할 수 없이 두텁다. 그렇지만 영화계에서는 다르단다.

“개그맨으로서 방송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제게 밑고 맡기는 게 있죠. 그런데 영화는 달라요. 영화사로서의 파워는 솔직히 없죠. 지금보다 ‘복면달호’ 할 때는 더 힘들었어요. ‘복수혈전’ 성적이 너무 안 좋았으니까요.(웃음) 그래도 ‘복면달호’의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이번 배급사를 만나는 게 도움이 됐죠. 이번에도 잘 되면 시나리오의 완성도도 더 높일 수 있고, 힘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티켓파워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수일까.

“김인권 씨는 이 영화로 우뚝 설 겁니다. 티켓파워가 그리 중요한지는 모르겠네요. 김인권 씨도 ‘방가방가’후 본인 스스로 부담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원탑 영화가 아니라 옴니버스 영화인데 주인공들 중 아주 연기를 잘했어요. 이번에 잘 돼서 확실히 주연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네요.”

제작 뿐 아니라 연출에 대한 꿈도 커졌다.

“예전에 비해서 배우들이 연출로도 성공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만큼 환경도 좋아졌다는 뜻이겠죠. 좀 더 공부를 해야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연출을 해보고 싶긴 합니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 “나 이경규, 오늘도 달린다!”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한다는 생각이다. 단 한 번도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산에 오르거나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도전은 하지 않죠.(웃음) 제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도전은 좋아해요. 아마 끝까지 달렸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4~5년 동안 계속 붙잡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드디어 개봉이 되는 거죠.”

지난 세월을 붙잡고 후회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는 말을 되새기며,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하고 싶은 걸 안 하고 보내면 되게 우울하더라고요. 만약 ‘복면달호’ 까지 하고 영화를 접었다면 굉장히 후회했을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해야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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