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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주춤한 사이...‘아세안 시장’ 다시 부각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아세안(ASEAN)시장과 일본 엔화 정책에 쏠려 있었습니다.”

최근 홍콩을 다녀온 국내 유명 자산운용사 팀장의 말이다. 세계 경제의 동반 부진을 틈타 아세안시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에 상주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전파되는 모습이다. 이 팀장은 “외국 투자자들 중 열에 아홉은 아세안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한국에 대한 관심도는 몇몇 주요 기업을 제외하고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아세안시장의 재조명은 한국과 중국이 고전하는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4월 들어 북한 리스크와 대기업들의 ‘어닝쇼크’로 인해 코스피 1900선마저 위태롭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3개월 동안 4조원 이상 빠져나가면서 코스피는 4%가량 떨어졌다. 중국 역시 최근 경제성장률 부진과 함께 원자재 수요 감소로 활력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보완재’로 평가받는 아세안 지역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아세안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증가율 등 주요지표 등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토대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인도네시아ㆍ태국ㆍ필리핀ㆍ말레이시아ㆍ베트남 등 ‘아세안 빅5’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조43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시아 4마리’ 용으로 불리는 한국ㆍ대만ㆍ싱가포르ㆍ홍콩의 GDP 총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조4080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풍부한 자원과 내수 성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투자ㆍ인프라 투자 증가 등 역내 호재도 많다.

펀드 시장에서도 아세안 주식 펀드가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베트남 펀드를 제외하면 다른 해외 주식펀드 수익률에 비해 평균 3배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7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아세안자 2[주식](A)’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64%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자 1(주식)종류A’ 펀드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5.87%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으로 구성된 그룹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4%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세안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사업에 적극 나서며 백화점 1호를 개점하는 롯데쇼핑과 라오스 등에서 자동차 판매업을 하는 코라오홀딩스, 의류업체인 영원무역이 ‘아세안 수혜주’로 꼽힌다.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각 국가들의 취약한 금융 구조와 열악한 기업 환경이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된다. 2007년 1100까지 올랐던 베트남 증시가 2009년 200대까지 급락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세안은 지속적인 활력이 기대되는 시장인 만큼 적극적으로 공략하되 지역ㆍ국가별로 상이한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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