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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2세 경영시대’ 본격화
코스닥 상장사 1013곳 중
50대 이상 CEO 45% 차지

양지사 창업주·MPK 그룹
2세 승계작업 본격행보

기업정체성 유지 장점 불구
일부선 검증안된 경영능력 우려도




코스닥기업의 2세 승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980~1990년대 기업을 설립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했던 1세대 창업주들이 노령화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세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닥기업의 가업승계작업이 빨라지면서 코스닥 2세 경영인 시대도 가속화되고 있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이루는 코스닥기업이 있는 반면, 경영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오너 일가의 승계에 따른 리스크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2세 경영 본격화=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이어리제조업체 양지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배구 회장은 지난 8일 차남 이현 대표이사에게 주식 150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지분율은 40.49%로 줄었고, 이 대표 지분율은 11.96%로 대폭 늘어났다. 장남인 이진 씨와의 지분격차도 우호지분인 명지문화를 포함할 경우 7%포인트로 줄어든다.

이진 씨는 지난해 4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지난해 9월 차남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업계는 이 회장이 차남에게 주식을 대거 증여해 회사 지배력을 높여줬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오너가 차남의 경영권 승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양지사의 후계구도는 더욱 뚜렷해진 셈이다.

지난달 주총 시즌에서 코스닥기업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은 활발했다.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그룹은 지난달 22일 주총에서 창업주 정우현 회장의 외아들인 정순민 전략실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시공테크는 지난달 15일 주총에서 박기석 회장의 장남인 박대민 전략기획실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원풍도 지난 2월 서원선 회장이 아들인 서승민 부회장에게 주식 60만주를 증여해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줬다.


▶‘2세 리스크’ 우려도 높아져=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013개 코스닥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50대 이상이 45.4%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CEO들도 17.9%에 달했다.

창업주의 노령화로 코스닥에서는 2세 승계에 대한 여론이 무르익은 상황이다. 가업승계는 창업주가 개발한 기술이 대를 이어 발전할 수 있고, 기업정체성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실제 옵트론텍, 제로투세븐 등과 같은 기업은 2세 경영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반대로 ‘2세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대기업과 달리 코스닥기업은 1인 오너 체제로 오너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창업주 2세가 경영에 실패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K 사와 S 사 등 일부 코스닥기업들은 2세들이 경영을 맡은 후 실적이 악화되거나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는 등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오너가 직접 의사결정을 많이 하는 코스닥기업은 오너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지 않은 2세들이 경영성과를 정상적으로 내지 못할 경우 주주 입장에서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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