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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지점수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점포 다변화로 내실 다지기 나서야
산은 ‘점포운용 분석’ 보고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의 지점수는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 성장만 했을 뿐 ‘내실 다지기’는 실패한 것이다. 앞으로 저금리ㆍ저성장으로 점포당 생산성은 더욱 증가하기 어려워 은행 점포를 소매ㆍ유통 업종과 접목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KDB산업은행이 내놓은 ‘해외 주요 은행의 점포 운용 사례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2년 9월 말 중 국내은행 지점수는 166개(2.5%)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전 4년간(2005~2008년) 920개(16.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과당경쟁은 여전하다.

국내은행의 지점수는 2004년 말 5633개에서 2008년 말 6533개, 지난해 9월 말 6719개로 집계됐다.

반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05년 2.81%에서 2011년 2.3%으로 크게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2.13%를 기록했다. 덩치만 커졌을 뿐 체질은 약해진 것이다.

변현수 산은 조사분석부 연구위원은 “점포당 총자산과 예수금, 대출금 증가율도 금융위기 이후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은행 점포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영국은 2009년부터 은행수 자체가 줄어 지점수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은행당 지점수는 2004년 40.2개에서 2010년 37.5개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인터넷 보급, 스마트폰 활성화 등으로 인해 ‘비대면채널’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은행 점포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입출금ㆍ자동이체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에서 비대면거래 비중은 2007년 79.6%에서 2012년 9월 87.8%로 늘었다.

고객 구분에 따른 맞춤형 점포를 도입해 점포 형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령 JP모건 체이스(미국)는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에서 소외된 부유층 고객을 전담하는 점포를 확대했다. 도이치뱅크(독일)는 점포 내 창구 높이를 낮춰 안락함을 강조하는 등 고객 편리성을 제고했다.

산은은 또 편의점, 우체국 등과 제휴해 ‘인도어 브랜치(in-door branchㆍ점포 내 지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웰스파고(미국)는 월마트, 세이프웨이, 스타벅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점포 안에 지점을 설치했고,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일본)은 편의점 내 자동화기기(ATM)를 확대, 보급했다.

변 연구위원은 “지점의 역할이 자문서비스 및 관계서비스 제공, 문제해결 등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고객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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