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남자 중학생이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유인,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귀가하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살인)로 A(16) 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남학생은 여학생을 성폭행하기 위해 유인하다 실패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10일 오후 2시50분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지체 장애인 B(12ㆍ여) 양을 유인한 후 초등학교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한 아파트 앞 논으로 데려가 가방으로 B 양을 질식하게 한 뒤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양의 시신은 다음날 오전 5시5분께 마전동의 한 아파트 앞 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7시50분께 B 양의 부모로부터 가출 신고를 받고 초등학교 주변 폐쇄회로(CC) TV를 확보, 이들의 경로를 역추적하다 B 양의 시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 군은 B 양을 성폭행하기 위해 인근 상가로 유인하다 실패하자, 바로 “흙 놀이를 하자”며 문방구에서 삽을 구입해 인근 논으로 가 땅을 판 후 B 양을 눕게 한 뒤 얼굴에 덮은 가방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질식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B 양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특수학급에 함께 편성돼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며 “심장병으로 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던 A 군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인천=이도운 기자/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