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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친절한 희곡 속 불친절한 가족, 연극 ‘단지 세상의 끝’
34세의 루이가 죽음을 하루 앞두고 가족을 찾았다. 서로에게 관심도 없었던 가족. 이름만 가족일 뿐 서로가 서로에게 없는 사랑을 채우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애정이 가득한 것도 아니다. 가족들은 사랑을 의미없이 그저 말로만 증명하려고 하고 난사하듯 마구 던져대는 말이 오히려 혼란스럽다.

프랑스의 연출가이자 작가 장-뤽 라갸르스의 연극 ‘단지 세상의 끝’은 극의 많은 부분을 배우와 연출가에게 맡겼다. 대본엔 지문이 없고 연출가와 배우가 마치 연주자가 악보를 읽듯 장면을 해석해 만들어내야 한다.

배우와 연출가에게 불친절하면서도 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한 작품. 그 때문에 이 대본을 해석하는 이들의 창의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무질서한 극의 흐름, 유연하지만 속사포처럼 반복적으로 쏟아내는 대사는 낯설지만 새로운 연극을 마주하는 경험이다.


지난 2001년부터 프랑스, 캐나다, 콩고 등 프랑스어권 희곡을 번역해 무대 위에 올린 극단 프랑코포니가 제작하는 공연이다. 이 극단은 그동안 ‘왕은 죽어가다(2001)’, ‘고아 뮤즈들(2009, 2010)’, ‘유리알 눈(2011)’,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2012)’등을 번역해 소개해 왔다.

카트린 라팽(Catherine Rapin)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 교수가 연출을 맡았고 김은석, 지영란, 강일, 김혜영, 박묘경이 각각 루이, 어머니, 앙투안느, 카트린느, 쉬잔느 역을 맡았다.

연극 ‘단지 세상의 끝’ 오는 4월 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제공=문화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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