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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발레로 타인의 행복지수 높이고 싶다”
국립발레단 창립 50돌…최태지 단장의 꿈
3일에 1번꼴 창립공연 102% 매진기록
“항상 긴장속에 살지만 에너지 얻어요”



“조금 더 관심이 있다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거예요. 발레단 일은 이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도 보이네요.”

1983년 국립발레단과 인연을 맺은 지 만 30년이 지났다. 잠시 공백도 있었지만 단장으로 12년이란 세월을 쉬지 않고 일했다. 이제는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릴 때가 된 건지, 발레를 통해 타인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거창한 발레단의 역사나 비전보다는 한 개인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햇살만큼은 따스했던 지난 25일 오후, 작품 ‘라 바야데르’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태지<54·사진> 국립발레단 단장을 서울 예술의전당 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 ‘라 바야데르’는 제가 발레단 지도위원이던 1995년 김혜식 단장님 시절 했던 작품이에요. 18년 만에 다시 하는 작품이죠.”


그때만 해도 대학생을 모을 정도로 코르 드 발레가 10여명 정도밖엔 되지 않았고, 규모도 작게 해서 전막공연을 했다. 하지만 지금의 국립발레단은 32명의 무용수를 동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무용수를 보유하며 양적ㆍ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다양한 레퍼토리는 발레단 명성의 척도다. ‘라 바야데르’ 같은 대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었지만 향상된 국내 발레 수준에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에 이어 6번째로 이 작품을 국립발레단에 선사했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은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다. ‘포이즈’ ‘아름다운 조우’ 같은 창작발레 개발과 김리회ㆍ박슬기ㆍ이은원 등 무용수를 수석으로 승급시키며 세대교체도 이뤘다. 50주년을 준비하면서도 지방공연까지 모두 120회가량 공연하며 3일에 1번꼴로 무대를 만들었다. 물론 그렇게 노력했으니 슈투트가르트, ABT, 마린스키발레단 등이 내한공연을 해도 102%라는 발레단 사상 초유의 매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단원도 힘들텐데 제가 쓰러져 있으면 되겠습니까. 출근해도 단원이 있으니 전 힘들다는 소리 못하고 긴장하며 살죠. 항상 긴장 속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그렇게 계속 해나가야 해요.”

올해도 서울 40회, 지방 80회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작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그동안 미처 소개하지 못한 ‘라 바야데르’ 같은 대작 발레를 선보이기로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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