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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오,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화가 박병오 씨가 11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박 씨는 ‘어머니의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서울 종로구 관훈동 경인미술관에서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도 작가는 어머니를 그렸다. 전시에는 모두가 척박했던 시절 살림을 꾸려가며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허리가 휠 정도로 궂은 일을 도맡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다채로운 그림들이 나왔다.

흰 무명 저고리와 검은 치마 차림에, 머리에는 수건을 둘러쓰고 삼삼오오 쪼그려 앉은 어머니들은 길쌈을 하느라 분주하다. 박 씨의 근작 ‘길쌈’이란 작품이다. 진종일 노동에 지칠 법도 한데 그림 속 어머니들은 모두들 수더분한 모습이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그쯤의 고통이야 얼마든지 견딜 수 있노라는 마음이 황톳빛 화폭 전면에 잔잔히 흐른다.

산업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화폭과 마주하며 회화작업도 해온 박 씨는 도시에 살면서도 항상 남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또 고향을 떠올릴 때마다 어머니의 한량 없었던 사랑과 베품이 떠올라 늘 그의 그림에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고향 산천에 대한 향수를 토담빛 화폭 위에 어머니들을 그림으로써 애틋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구수한 흙내음이 나는 그의 작품은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공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소설가 우경(愚耕) 박성진 씨는 “박병오의 그림에는 산과 들에서 땀 흘리며 사는 사람들의 아픔과 기쁨, 계절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가 잘 나타나 있다. 복사꽃의 환상적인 분홍빛과 자운영의 현란함은 순간이고, 이어지는 노동은 길고 아득하며 특히 어머니로 대표되는 부녀자들의 고달픈 하루는 우리 모두에게 아픔으로 각인 되어 있다. 하지만 박병오의 그림에는 이 모든 고통과 아픔을 이기는 깊은 사랑과 연민이 가득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과 미소를 준다”고 평했다.

서울 경인미술관에서의 전시가 끝난 뒤에는 경기도 광명시의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4월 3일부터 7일까지 같은 제목으로 다시한번 개인전을 더 갖는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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