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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랄하게 뒤섞인 기억의 조각들
내달 4일까지 이지현 ‘Threshold’展
유명 미술관이나 유적지를 자신의 주거공간 및 각종 물건들과 뒤섞어 초현실적인 풍경을 선보여 온 화가 이지현(35)이 서울 연지동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현재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인 이지현은 이번 전시에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기간(2012년)에 제작한 신작을 비롯해, 대작 회화 10점과 소품 30여점을 출품했다.

오는 4월 4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타이틀은 ‘Threshold’. 건축용어인 ‘Threshold’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만 도면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공간을 뜻한다. 이지현은 무의식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공간을 다채롭게 연결시킨 자신의 작업이 ‘Threshold’와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어 이를 명제로 택했다. 가상의 공간을 지칭한 단어가 스스로의 작업과 상징적 고리로 연결돼 있다고 본 것.

이번에 출품된 이지현의 신작은 초현실적 공간을 드러내던 종전 작품에서 한 걸음 진일보했다. 일상의 공간에서 느낀 파편화된 기억들을 작가는 그물이나 벌집구조, 혹은 모래사장의 발자국으로 패턴화시켰다. 그리곤 그 반복적 패턴을 풍경과 조합해 작품을 완성했다.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의 시원하게 뻥 뚫린 아트리움에, 해변에서 노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백사장에 찍힌 발자국을 뒤섞은 것이 그 예. 인간의 사유와 그 기억을 구조화해 이미지로 확장시킨 신작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으론 볼 수 없는 세계’를 재기발랄하게 뒤섞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작들과 함께 출품된 연작 ‘Fantasma’는 본격적인 작업을 하는 중간중간 떠오른 생각과 이미지를 속도감있게 그린 소품회화다. 이는 작가의 내밀한 작업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이미지 에세이’라 하겠다. (02)708-505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특정공간에 추억을 뒤섞은 이지현의 회화‘ Composition audiences’                                                [사진제공=두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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