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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잔돌리기', 부장· 사원중 누가 더 위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명절이나 회식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술잔 돌리기'. 술잔 돌리기의 위험성은 수차례 경고돼왔으나 아직까지도 한국 술문화에서 여전히 분위기 돋우는 역할을 하고있다.

그러나 술잔돌리기는 중장년층보다 젊은층에게 더 위험한 행위이다.

술잔을 돌리면서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질병에는 A형 간염과 헬리코박터 등이 있다.

특히 A형 간염은 술잔에 묻어있는 타액을 통해 20-30대 젊은 층에게 감염될 확률이 높다.

30대 이하 젊은층은 A형에 대한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와 한양대 의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2002~2006년)는 연령별로 20대가 45.3%, 30대가 33.3%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젊은 층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A형 간염 환자 약 10명 중 8명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것.

반면 40대 이후세대는 어렸을적 HAV에 자연 감염된 경험이 있어 항체보유율이 90%를 넘는다.

따라서 회식자리에서 부장의 술잔을 받는 젊은 사원은 A형 간염에 감염될 확률이 부장보다 훨씬 높다.

반면 독감이나 B형 간염 및 C형 간염은 술잔 돌리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낮다.

B형이나 C형 감염 보균자의 타액에는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는 하나 양이 너무 적어 위험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 

또한 술잔돌리기는 헬리코박터균의 치명적 감염 위험성도 갖고 있다. 

의학적 통계에 따르면 위궤양환자의 70%, 십이지장궤양환자의 95%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발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70% 정도가 보유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술잔을 통해 전염되는 가장 흔한 균이라고 밝혔다.

또 국립암센터 신해림 박사팀은 남성 암의 25.1%, 여성 암의 16.8%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등을 포함한 병원체 감염으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 4~5명 중 1명은 ‘감염’으로 암을 얻고, 술잔 돌리기도 이런 감염 경로 중 하나라는 것.

이번 연구에서 감염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암종 가운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감염요인은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으로 발생의 56.5%, 사망의 45.1%에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같은 감염 위험을 갖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를 통해서만 제거되기 때문에 술잔을 휴지로 닦는 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항생제를 통해서만 죽지, 휴지로 닦거나 심지어 알코올 소독을 해도 잘 죽지 않는다”며 “술잔 돌리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뿐 아니라 충치균(뮤탄스균), 구순포진(헤르페스 바이러스) 등도 술잔돌리기를 통해 옮을 수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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