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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차이니즈 핑거 트랩
중국 게임으로 잘 알려진 차이니즈 핑거 트랩은 최근 마술 붐과 함께 국내에서도 인기다. 대나무로 엮은 통이 좁은 실린더 형태의 양쪽에 손가락을 끼워넣었다가 빼는 간단한 놀이다. 꼭 낀 손가락을 밖으로 빼내려면 자연 힘을 주고 용을 쓰게 되지만 그럴수록 더 꽉 쪼여 손가락이 아프게 된다. 빼는 방법은 손가락을 밖으로 빼는 게 아니라 반대로 안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양 손가락이 가운데 모이게 더 밀어넣으면 바깥 양쪽 구멍이 넓어지면서 쉽게 손가락을 뺄 수 있다.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나이키 프리 시리즈 신상품의 아이디어가 바로 이 차이니즈 핑거 트랩에서 나왔다. 발의 움직임 상태에 따라 텍스처가 발을 견고하게 잡아줄 부분은 잡아주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줄 곳은 충분한 신축성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차이니즈 핑거 트랩은 일상에선 은유로 읽힌다. 즉 이완의 지혜다. 떨어져 있을 때, 생각에서 거리를 둘 때 해결책이 보인다는 말이다.

여성들의 로망인 베르사체의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사무실에는 높다란 천장에 그네가 매달려 있다. 놀이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그네다. 이 그네는 인테리어용으로 갖다 놓은 게 아니다. 디자이너들은 왔다 갔다 하면서 툭툭 치기도 하고 심심하면 앉아 흔들거리기도 한다. 일에 몰두해야 할 시간에 무슨 장난스런 행동일까 싶지만 그네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차이니즈 핑거 트랩의 역설과 통하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화두로 내세웠지만 성과 중심으로 몰아치는 분위기에선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창조적인 것은 나오기 힘들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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