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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3通 1平의 소통리더십을 배우자
지난 5년간 우리는 소통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매주 라디오 연설을 하는 등 소통을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데 많은 국민들이 ‘불통’이라 평가하여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18일 고별연설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행복한 일꾼이었다”고 술회했다. 정치를 넘어 일하는 대통령으로서 자리매김하였음에 공감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특히 외국에서는 일하는 대통령으로 평가가 높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불통’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왜 그런 것일까? 아마도 자살률 1위와 행복도 꼴찌에 생활고에 시달리며 불안한 국민들, 특히 미래가 암울하다고 느끼는 젊은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과 기대에 못 미쳐 미안하다는 마음의 소통이 아쉬웠을 것이다.

소통 문화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일본의 경우는 보텀업(Bottom-up) 소통이 강하고, 미국은 톱다운(Top-down) 지향이 강하다. 일본은 제안과 분임조 활동이 보여주듯 모두가 참여해 지혜와 힘을 모아 개선을 한다. 미국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결정하여 발표하면 일사불란하게 추진된다. GE의 경우 1월 초에 하달된 전략은 2월이면 모든 조직이 실천하고 결과를 보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겉으로는 미국식의 톱다운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 리더의 마음가짐에 따라 천차만별로 대응한다. 그러다 보니 리더십에 따라 꼴찌가 되기도 하고 일등이 되기도 하는 진폭이 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국적인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하여 조직원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리더십을 한국형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뛰어난 한국형 리더십의 원형으로 세종대왕을 꼽는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건국 후의 정치경제적인 혼란기에 불과 32년의 재위로 동양의 르네상스, 첨단기술강국, 농업생산성 400% 향상으로 신바람 나는 행복한 나라를 이뤘기 때문이다.

세종의 소통 리더십을 ‘3통1평’이라 할 수 있다. 3통1평의 3통은 말이 통하고 뜻이 통하고 마음까지 통하여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종은 즉위 제일성이 “함께 의논하자”였다. 재위 32년간 1898회의 경연을 통해 조선왕조 제일의 토론문화를 만들었고 집현전의 다양한 전문학사들과 밤낮으로 토론했다. 농사가 잘 안 되면 농민들을 찾아가 경청했다. 온 백성과 소통하기 위해 많은 책을 펴내 지혜로운 백성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주자소를 궐내로 옮겨와 갑인자 개발에 참여하고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백성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1평은 지향하는 목적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넘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높은 차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평천하’로 천하를 행복하게 한다는 높은 목적이 있어야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기적을 이루는 것이 우리 민족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종시대에는 행복한 세상을 이룬다는 큰 뜻을 위해 과로사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바로 3통1평의 소통 리더십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힘이 소통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최형섭 장관 등 과학기술자들과의 토론을 바탕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하여 기술입국의 기반을 만들고, 김완희 박사 등 전자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전자산업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오원철 경제수석에게 대통령 안가를 내주고 과학기술자들의 토론장으로 만들어 중화학공업의 꽃을 피웠다.

오늘의 한국을 둘러싼 정세는 엄중하다. 경제ㆍ북핵ㆍ사회통합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지혜와 힘을 모아 신바람 나게 뛰어야 한다. 한국형 리더십의 원형인 세종이 보여준 리더십 즉 3통1평의 리더십에 길이 있다.

손욱 서울대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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