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계8대 무역국 vs 관세수입 급감
한·미 FTA 발효 1년…
작년말 기준 45개국 FTA 발효
세계경제 56.5% 경제영토 편입
전세계 인구 40% 소비자 확보

작년 관세수입 전년比 11% 감소
수입액 감소율 12배 달해
정부 복지재원 마련 등 고민



나무 소재 건축자재를 생산하던 인목.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제품을 납품해오던 이 회사는 부동산ㆍ건설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평균 100억원대였던 연매출은 70억원대로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파산이었다. 신성장동력으로 찾은 분야는 나무 소재 휴대폰 케이스. 나무를 플라스틱과 5대5로 섞어 강도와 유연성을 갖춘 목재 휴대폰 케이스를 개발해 세계 특허까지 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중국에서 후발업체가 질 떨어지는 모방 제품을 반값에 내놨기 때문.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덕에 20%에 달하는 관세가 면제돼 품질 경쟁이 가능했다.

▶한ㆍ미 FTA가 회사 살려=15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주년을 맞는다. 전 세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여전히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호(號)는 오히려 지난해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넘기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8대 무역강국으로 부상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경제권과의 FTA 덕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 아시아ㆍ유럽ㆍ아메리카 등 3개 대륙 45개국과 FTA를 발효했다. 명실공히 ‘FTA 허브(Hub) 국가’다. 세계 경제의 56.5%가 우리의 경제영토로 편입됐고, 전 세계 인구 39.9%를 소비자로 확보했다.

특히 한ㆍ미 FTA의 비중은 막대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 FTA 발효국과의 교역비중이 24.7%인 데 반해 미국이 포함된 2012년에는 34.8%로 급증했다. 한ㆍ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 15일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미국으로의 수출은 1.2% 증가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가운데 올린 성과다. 


▶FTA 역풍 대비…나라 곳간 잘 챙겨야=우려가 컸던 농업 분야 중 특히 축산물 분야는 미국 광우병 등의 여파로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5일부터 연말까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4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9억4000만달러)보다 18.5% 감소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품목의 수입이 급증했다. 과일이다. 지난해 3월 15일부터 연말까지 미국산 오렌지 수입은 1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체리는 같은 기간 8000만달러로 무려 78%나 급증했다.

진짜 큰 우려는 무(無)관세 수입국과의 교역이 많아질수록 나라 곳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체결국과의 무역량이 많아지고 관세 혜택 수준이 높아질수록 수입물가가 내려가겠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 수입 때 붙는 세금이 줄 수밖에 없다.

재정부는 지난해 관세 수입이 9조8157억원으로 전년(10조9901억원) 대비 10.7%(1조1744억원)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05년 이래 7년 만의 첫 감소다. 예산상 세수보다는 15.5%나 줄어든 수치다.

이런 관세 수입 감소율은 0.9%에 그친 수입액 감소율(2011년 5244억달러→2012년 5196억달러)의 12배에 달한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