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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박영상> 새로운 대통령, 새로운 리더십을…
며칠 있으면 박근혜 당선인이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새 대통령은 산업화로 이룬 성장의 성과를 복지 사각지대에 쏟아부어야 한다.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말썽만 피우는 북한과의 관계도 새로 설정해야 한다. 새 정권이 들어선 이웃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다시 손질해야 한다. 국내외 정세나 환경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어서 무척 어려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어려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정치학이나 행정학은 물론 행동과학이나 심리학에서 지도자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목적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게 만드는 사람이 지도자라는 공통된 정의이다.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는 선견지명, 창의성, 끈질김, 모험심, 결단력, 인내성 등 헤아리기도 힘들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치시대 독일의 한 장군은 네 가지의 유형으로 군 지휘관들을 분류했다. 머리 좋고 부지런한 사람, 머리 좋고 게으른 사람, 어리석고 게으른 부류 그리고 어리석고 부지런한 무리 등이다. 머리 좋고 부지런한 사람은 참모로서 제격이란다. 머리 좋고 게으른 사람은 지휘관으로서 적합하다고 보았다.

반면 어리석고 게으른 사람들은 명령만 충실히 수행하는 일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어리석고 부지런한 사람은 일을 망치기 쉽기 때문에 필요 없는 부류로 치부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도 이와 비슷한 잣대로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연합군 장군들을 평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과정보다 목표지향적인 임무가 주어진 지도자에게 맞는 방법이다. 기능적인 쪽에서 피상적으로 리더를 평가하고 가늠하는 잣대로는 유용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라의 명운을 짊어진 대통령의 지도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어딘가 허전해 보인다. 오히려 노자의 인문학적 접근이 더 현실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노자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존재 정도만 알려진 사람이고 그 다음이 국민들이 가까이 하고 칭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이고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덕치(德治)나 법치(法治)를 나라를 잘 다스리는 훌륭한 기준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노자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순리대로 뒤에서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주는 지도자가 으뜸이라는 것이다. 보이진 않지만 꼭 필요한 공기처럼(不知有之).

따라서 훌륭한 지도자는 자기희생, 자기절제, 자기개발을 통해 사회 전체를 수평적으로 통합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수평적 통합은 국민 모두를 자발적인 동조자로 만들고 적극적인 참여자로 바꾸기 때문에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마련이다. 가르치고 이끌고 외치는 대통령보다 모든 국민이 스스로 자기 일에 진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대통령이 강력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세심함, 인내심, 자신감, 치밀함을 보여 온 박근혜 당선인의 진면목이 펼쳐지길 기대하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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