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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러디의 옷을 입은 軍…이렇게 재미있을수가!
한국 군대문화가 패러디의 옷을 입으니 ‘블록버스터 코미디’가 됐다. 최근 군대 내 일선 장병들의 생활을 담은 패러디물 ‘레밀리터리블’과 ‘푸른거탑’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공군 홍보영상 ‘레밀리터리블’은 지난 6일 유튜브에 공개된이후 13일 오전까지 조회수 336만건을 돌파했다. ‘푸른거탑’은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을 패러디한 케이블TV tvN의 시트콤으로 ‘메디컬’을 살짝 바꾼 신조어를 써 ‘군디컬(군대+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했다. 2012년 3월부터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의 한 꼭지로 방영됐으나 인기가 치솟자 지난 1월 23일부터는 아예 독립 프로그램으로 주간에 편성됐다. 특히 독립편성 후 방영된 ‘군기어’ 편이 유튜브에 올라 조회수 33만건을 넘어섰다. ‘군기어’편은 BBC의 자동차 리얼리티쇼인 ‘탑기어’의 한국판(tvN제작)을 패러디한 것으로 원작의 고성능 슈퍼카나 스포츠카 대신 군용수송차량을 등장시켰다.

이처럼 ‘군 패러디물’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군생활의 보편적인 체험을 소재로 하고 흥행에 성공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패러디’해 풍자와 해학을 담아냈다는 데 있다. 군생활은 오랫동안 국내 TV 프로그램의 전통적인 소재였다. 1990년대까지만해도 주로 ‘우정의 무대’류의 장기자랑 및 위문공연 형식의 프로그램과 군 내무생활의 체험담을 코믹하게 엮은 ‘동작그만’류의 코미디물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그마저도 인기가 시들해졌다가 최근들어 ‘패러디’와 ‘UCC’(사용자제작콘텐츠)의 붐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단순히 남성들의 추억담이나 군의 일방적인 홍보물에서 벗어나 군대 내의 엄격한 서열과 관료제 속에서 일선 장병들이 느끼는 고충을 풍자의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는 달라진 점이다. ‘레밀리터리블’은 공군본부 미디어영상팀에서 제작한 홍보영상이지만, ‘제설작업에 동원된 사병이 연인의 면회요청을 받았지만 엄격한 당직사관의 감시 때문에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삽을 든다”는 내용을 담았다. ‘푸른 거탑’은 조작이 힘든 낡은 군용차를 통해 군 생활의 애환을 대신 전하거나 삐딱한 상사 혹은 사병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장교들을 등장시켜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레밀리터리블’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레미제라블’이 ‘강남스타일’과 만나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는 제목으로 크게 소개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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