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달 원화 강세에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매도세를 나타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달 초순까지는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 등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중순 이후 원화 강세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매도세로 돌아섰다. 뱅가드의 자금 유출도 수급에 악영향을 미쳤다.

국가별로는 주요 투자은행이 위치한 영국이 1조4916억원을 순매도했고, 미국이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1조189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일본 역시 7000억원 순매도로 6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중국과 프랑스는 각각 5394억원, 287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고 아일랜드는 276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6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주식 보유액은 403조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1.9%를 차지했다. 미국이 160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영국과 룩셈부르크가 각각 39조1000억원, 26조5000억원 등이다.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도 900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채권 만기상환액이 1조원이지만 순매수는 1000억원에 그쳤다.

원화 강세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순유출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홍콩(-9587억원), 태국(-2847억원) 등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간 반면 프랑스(1427억원), 스위스(1206억원) 등은 순투자를 나타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