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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난청 고통 덜어주려…자리바꾼 ‘옛 사장과 공장장’
메디슨 공장장 박천정씨·사장 이승우씨
바이오사운드랩 대표·연구소장 재결합
“서로 존중·역할분담 불편 전혀없어”

수입제품보다 최대 7배 저렴한 가격
스마트 보청기 올 상반기 국내 출시


“불편하지 않아요. 아직 사장님이라고 불러드리고, 사장님은 절 대표라고 부르시죠.”

예전 사장과 공장장 관계였던 이들이 연구소장과 사장으로 다시 뭉쳤다. 경기 성남 소재 바이오사운드랩(대표 박천정)의 경우다.

이 회사는 기능과 디자인을 혁신한 블루투스보청기를 개발, 국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바이오사운드랩의 구성원을 보면 보청기 기술력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초음파진단기기 전문회사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출신이 전체 직원 14명 중 5명이다.

대표이사 박천정 사장은 메디슨에서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국내영업본부장, 공장장, 중국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제조 및 영업통이다.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승우 소장은 전 메디슨 사장이다. 이번엔 역할이 뒤바뀐 셈이다. 

바이오사운드랩 박천정 대표(왼쪽)와 이승우 연구소장이 국산화한 스마트형 보청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소장은 1985년 메디슨 창립 멤버 중 1인으로 2007년까지 근무하면서 연구소장,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 사업전략, 생산기술, 제조 등 주요 부서에 메디슨 출신이 포진했다.

사업 아이템은 이 소장이 냈다. 이 소장은 메디슨 재직 때부터 보청기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연구개발만 진행하다가 박 대표를 만나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에 이르렀다.

사장과 연구소장으로 직책이 바뀌어 불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역할분담도 뚜렷하다. 영업 및 사업기획은 박 대표가, 제품기획 및 연구개발은 이 소장이 담당한다.

박 대표는 “옛 메디슨 시절처럼 아직 사장님이라고 부르고, 사장님은 날 박 대표라고 부른다.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고 소개했다.

바이오사운드랩이 개발한 보청기 ‘HA-200’은 시대추세 맞춰 스마트화한 게 특징이다. 모양부터 기존의 두툼한 보청기와는 달리 블루투스이어폰처럼 날렵하다.

기능도 모든 소리가 함께 증폭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소리는 크게, 큰 소리는 작게 만드는 WDRC(Wide Dynamic Range Compressionㆍ광범위 증폭)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보청기 본연의 잘 들리는 기능은 기본이며, 3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외국산 보청기의 옵션기능인 블루투스 무선 송수신기능이 기본이다. TV시청이나 강연, 종교 활동시 불편함 없이 듣고자하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손대지 않고도 또렷하게 통화할 수도 있다. 가격도 착하다. 국내시장 99% 이상을 장악한 외산 보청기가 개당 100만∼500만원인데 비해 바이오사운드랩 ‘HA-200’은 70만원으로 2∼7배 싼 편이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보건복지부 보청기지원금 28만원을 활용하면 4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바이오사운드랩은 보청기를 지난해 하반기 미국 중국 태국 아랍에미레이트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했다. 메디슨 시절의 해외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올 상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국내 난청인구는 1000여만명, 보청기 시장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난청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박 대표는 “수많은 보청기 제품 중에 Made in Korea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제품을 개발했다”며 “국내외 시장개척을 통해 메디슨의 초음파기기처럼 한국산 보청기가 세계시장을 주름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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