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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며 겨자먹기 출혈경쟁 펼친 택배업계, 10년만에 가격 인상 단행
택배 기사 처우 논란, 서비스 품질, 출혈경쟁 등 3중고에 시달린 택배업계가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택배가격은 가격 동결도 아닌 가격 하락을 거듭해 왔다. 과자부터 집값까지 모든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10여년 동안 택배가격은 오히려 역행을 이어갔던 셈이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업계 최초로 가격 인상을 공식 선언하면서 다른 업체 역시 이에 동참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업계 최초로 택배 단가를 상자당 500원 인상한다고 20일 밝혔다. 한국통합물류협회와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택배 단가는 상자당 2460원 내외. 500원을 인상하게 되면 상자당 택배 가격은 3000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신규 고객이나 기존 고객의 재계약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택배업 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최소한의 적정 단가를 제공해야 한다”며 “택배 종사자와 상생하고 고사 직전의 업계를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 평균 단가는 2000년 3500원에서 10여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2460원 내외로 1040원이 오히려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홈쇼핑,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택배 물량은 2억5000만 상자에서 14억6000만 상자로 480%나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워낙 많은 택배업체가 경쟁을 펼치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경쟁에 뛰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지는 서비스 품질 논란, 택배기사 처우 논란 등도 지나친 출혈 경쟁의 부작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택배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그만 두는 택배기사가 늘고 있고, 결원이 생겨도 지원하는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며 “입사 이후 90% 가량이 1개월 내에 퇴사한다”고 밝혔다. 원자재 값 상승과 택배기사 및 협력업체의 생활고 해소 등을 감안, 최소 500원은 인상돼야 한다는 게 현대로지스틱스의 입장이다.

관건은 경쟁업체의 동참 여부이다. 업계에서 가격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오래 전부터 형성돼 왔지만, 업계와 고객의 반응을 우려, 아직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지 여부가 관심사이다. 현재까진 기업, 고객 등과 협의를 거쳐 차근차근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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