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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생 중요성 깨닫는 ‘회초리 투어’ 돼야
민주통합당이 이른바 ‘회초리 투어’에 들어갔다. 15일 광주를 거쳐 16일 부산ㆍ창원과 김해 봉하마을로 옮겨 일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들어선 민주당이 대선 패배에 대해 직접 지지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광주를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절대 지지층의 매서운 비판을 당 재건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 혁신으로 백 년 앞을 내다보는 수권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따끔하게 때려 달라”고 읍소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회초리 투어에 대한 당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 같은 의례적인 퍼포먼스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당 핵심 인사조차 ‘정치적 쇼’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대선 패배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와 분석도 없는 상태에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책임을 둘러싼 내분과 갈등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면서 무슨 낯으로 국민들을 만나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민생현장과 지지자들을 찾아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전달하고 민심을 직접 느껴보는 것은 선거에 패한 정당의 중요한 과제다. 실제 첫날 광주에서도 얼어붙은 민심의 바닥을 생생히 보았을 것이다. 민주당의 본거지임에도 100석 규모의 간담회장은 30석도 차지 않았다. “호남을 그만 이용하라”는 쓴소리도 들었다. 이 하나 하나가 민주당이 다시 서는 데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민생을 우선하는 정당의 기본 자세를 다시 새긴다면 이번 투어는 대성공이다.

따지고 보면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민생을 소홀히 했던 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정치공학적인 후보단일화와 정권심판론에 매달리는 사이 상대는 일자리를 만들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공부시킬지 등 민생 현안을 파고들었고, 그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일을 잘할 수 있는 대통령이다. 민주당이 거듭나려면 명실상부한 민생정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하루 속히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사실상 양당체제인 우리 정치 상황에서 한 축이 오래 역할을 하지 못하면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새 민주당의 지향점은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어야 한다. 당장 1월 국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백 번의 반성과 회초리보다 민생 한 건 더 챙기는 것이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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