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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기획 Re-design Korea> “월급 약간 적어도…오래 일하고 싶다”
New Job Good Job <1>
“임금 수준보다 고용안정” 87%
소득 적을수록 나이 많을수록
안정된 일자리 선호경향 뚜렷
“좋은 일자리 태부족” 82%
원하는 정년 평균 62세 꼽아


“당신의 일자리는 안녕하십니까?”

전 세계가 일자리 전쟁 중이다. 각국 지도자는 고용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을 하면 저절로 일자리가 생기는 시대는 지났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엔진은 식어가고 있다.

차기 박근혜 정부는 ‘고용 없는 성장’과 ‘생산성 없는 고용’을 뛰어넘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물론 고용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2013년 리디자인 코리아(Re-Design Korea)’ 4대 기획의 하나로 ‘뉴잡 굿잡(New Job, Good Job)’ 연중 시리즈를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저성장, 세대 간 갈등, 가계부채 증가 등 최근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병폐를 풀 수 있는 실마리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는 인식에서다. 

본지는 새롭고 좋은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파악하고,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노사정 대타협을 유도하고, 고용정책 수립의 토대가 되는 일자리 통계의 허와 실을 진단한다. 또 각종 통계 등을 활용해 ‘좋은 일자리 지수(Good Job Index)’를 분기마다 발표할 예정이다.

본지와 현경연은 우선 좋은 일자리의 조건 등을 국민 1005명에게 물었다. 임금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좋은 일자리는 많지 않다고 했다. ‘고용의 질(質)’ 향상은 여전한 숙제다. 박근혜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9일 설문결과에 따르면 ‘고용은 약간 불안해도 임금수준이 높은 일자리를 원한다’는 응답은 12.5%에 불과했다. 87.5%는 ‘임금은 약간 낮아도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를 갈망했다. 100세 시대, 좋은 일자리의 조건은 돈보다 안정이었다. 소득이 적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더 그랬다.

임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령대는 20대와 30대로, 평균보다 높은 19.9%, 14.4%로 각각 조사됐다. 40대 9.0%, 50대 이상은 6.4%뿐이었다. 불안한 노후, 아직도 부모 품에 있는 자녀를 생각하면 이해 못할 법도 없다.

고용 안정을 원한다는 응답은 저소득층에서 압도적이다. 100만원 미만 소득자의 90.7%를 비롯해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92.0%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89.6%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83.3% ▷4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87.6% ▷500만원 이상 84.6%가 이런 응답을 했다.

좋은 일자리의 모습도 물어봤다. 국민은 평균 62세까지 일하고 싶어했다.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을수록 더 오래 노동시장에 머물고 싶어한다. 1970년대 산업화 역군, 1980년대 고도성장 주역, 1990년대 정보화 핵심이었던 우리네 가장은 쉴 수가 없다.

좋은 일자리 유무를 물어보니, ‘약간 부족한 편이다’(52.7%)와 ‘매우 부족한 편이다’(29.6%)가 82.3%를 차지했다. 좋은 일자리가 과거보다 ‘줄었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7.8%로 집계됐다.

마땅한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고용 창출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한국 경제의 현실과 맥을 같이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국민 10중 9명은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에 공감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장은 “새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국민적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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