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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 장의 바이올린,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공연장에는 유난히도 나이 어린 소녀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들의 20년 후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지난 16일 있었던 사라 장(장영주)의 바이올린 리사이틀은 사라 장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듯한 나이 든 어르신부터 가슴에 꿈을 안고 공연장을 찾은 나이 어린 소녀들까지 저마다의 생각들이 공연장을 들뜨게 만든 콘서트였다.

지난 1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수원, 부산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가는 사라 장의 이번 공연은 그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뜻깊은 콘서트였다. 이번 투어의 대미를 16일 서울에서 마무리한 사라 장은 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애슐리 와스(Ashley Wass)와 8번의 공연을 함께 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사라 장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1부 첫 곡을 파가니니 칸타빌레 라장조로 시작한 사라 장은 연주에 힘이 넘쳤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비탈리의 샤콘느로 두 번째 곡을 이어간 그는 무대를 넓게 쓰며 누구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디디며 앞으로 다가가다가도 다시 음악에 심취한 모습으로 뒤로 세차게 한 걸음 걷는 것이 무대가 좁아보일 정도였다.

세 번째 곡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미국의 영화음악가 데이비드 뉴먼(David Newman)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곡을 연주했다. 데이비드 뉴먼은 미국의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 알프레드 뉴먼의 아들로 형제인 토마스 뉴먼, 랜디 뉴먼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번스타인의 곡을 연주하는 사라 장은 스텝을 밟는 듯 흥에 겨운 듯하면서도 때론 몸을 뒤로 젖히며 격렬한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페이지 터너의 감초같은 연주도 인상적이었다.

2부에서는 클래식 고전의 감동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잘 알려진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로 뜨거운 박수를 받은 사라 장은 프로코프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으로 2부를 장식했다.

본 연주가 끝나고 객석엔 환호와 박수 소리가 넘쳐 흘렀고 사라 장과 애슐리 와스 두 사람은 무려 4곡의 앵콜로 확실한 팬 서비스를 제공했다. 쇼팽의 야상곡 20번 올림 다단조를 첫 앵콜 곡으로 연주한 사라 장은 계속되는 박수 속에 “여러분 영화 좋아하시죠?”라며 영화 ‘여인의 향기’의 삽입곡 ‘Por Una Cabeza’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끝나지 않는 환호에 멋적은 듯 웃으며 다시 등장한 두 사람은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2악장과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을 신들린 듯 연주하며 마지막 투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1991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서 1/4크기의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선 9살의 여자아이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당당히 고국 무대에 섰다. 사라 장의 그런 모습을 닮고 싶은 듯 공연장을 찾은 소녀들은 하나 같이 두 손 모아 진지하게 그의 연주를 지켜봤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그런 아이들에게 사라 장의 연주는 꿈을 키우는 좋은 음악선물이었을 수도… ygmoon@heraldcorp.com

[자료제공=마스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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