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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對러 인권법안 최종 서명…미ㆍ러 외교적 갈등 격화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대(對)러 인권 법안인 ‘마그니츠키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러시아 외교부는 즉각 미국의 법안 채택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 미ㆍ러 간 외교적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 무역 제한법인 ‘잭슨-베닉 수정안’을 폐지하는 대신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피살사건에 관련된 러시아 인사에 대한 제재 내용을 담은 ‘마그니츠키 법안’을 승인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앞서 잭슨-베닉 수정안 폐지안과 마그니츠키 법안은 미국 상하원 심의를 통과했다.

미국이 1970년대에 채택한 ‘잭슨-베닉 수정안’은 미국과 러시아 간 무역 제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서명으로 냉전 시절부터 내려오던 미ㆍ러 사이의 마지막 무역 장벽이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마그니츠키 법안 채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두 나라 외교 갈등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그니츠키 법안은 마그니츠키 피살에 관련된 러시아 관리는 물론 그 가족과 친척에게도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건 당사자 외에 인권침해에 가담한 다른 러시아 인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영국 투자펀드 허미티지캐피털의 모스크바 사무소에서 일한 러시아인 변호사 마그니츠키는 2008년부터 자국 검찰과 경찰, 판사, 세관원 등 고위공무원이 연루된 대규모 비리사건을 파헤치다 탈세 방조 혐의로 기소돼 조사를 받던 중 2009년 11월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숨졌다.

구치소 측은 애초 마그니츠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유족과 인권단체의 끈질긴 반발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는 마그니츠키가 수감 중이던 구치소에서 고무곤봉으로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고 지난해 공식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루 전 “미국의 마그니츠키 법안 채택은 정치적으로 비우호적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 하원은 현재 미국의 마그니츠키 법에 맞서는 보복 법안을 심의 중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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