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올해 그가 태어난 지 100년을 맞아, 11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특별전을 연다. 90여점의 유품을 통해 대한제국 황실과 조선 왕실 여성의 복식과 생활사를 살펴 볼 수 있다.
덕혜(德惠)는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황제인 고종이 환갑을 맞은 1912년 5월25일 낳은 딸로, 어머니가 정실이 아닌 까닭에, 옹주(翁主)라는 호칭이 붙었다. 14세 때 (1925년) 일본 유학을 떠나 20세에 일본인과 정략결혼을 한 후 정신병을 앓게 된다.
1962년 고국으로 돌아와 후 창덕궁에 머물다 78세 (1989년)에 사망했다.
고궁박물관 관계자는 “덕혜의 일생과 함께 대한제국 황실 생활을 조명해 볼 수 있는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유품을 공개한다”면서 “이 중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은 일본문화학원복식박물관과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 국내는 첫 전시”라고 밝혔다.
조선시대 여성 복식 일종인 당의(唐衣)를 비롯해, 덕혜의 유아복, 소녀 시절 옷가지 등이 전시된다.
특히, 전시품 상당수를 차지하는 복식박물관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가 조선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본 문화여자단기대학 학장에게 기증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12~14세용으로 짐작되는 연두색 당의는 덕혜가 13세 때인 1925년에 찍은 사진에서 착용한 옷과 흡사하다. 가슴과 양쪽 어깨, 등 부분에 발가락이 다섯인 용을 입체감 있게 수놓은 오조룡보(五爪龍補)를 부착했다.
규슈박물관 전시품에는 은으로 만든 찻잔 등 조선왕실에서 소 다케유키의 쓰시마 종가에 보낸 소규모 금속공예품들이 있다.
한편, 최근 고종황제의 처소였던 덕수궁 석조전이 복원됨과 동시에 근대를 조망하는 특별전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덕혜옹주’ 특별전 외에도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10돌을 맞아, 역사와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동을 사진과 실물유품 등으로 살펴보는 ‘정동 1900’이 내년 1월 20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는 200여점의 대한제국 황실 원본 사진이 전시되는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이 내넌 1월 13일까지 열린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