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환율이 오르면 국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은행의 ‘환율변동의 소비ㆍ투자에 대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상승기에는 실질 구매력이 줄고 기업 비용이 치솟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 국내총생산(GDP)이 개선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 인식과 반대되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1990∼2011년 사이 22년간 원ㆍ달러 환율과 소비ㆍ투자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원ㆍ달러 환율과 민간소비의 상관계수는 -0.69, 환율과 국내투자의 상관계수는 -0.79로 계산됐다.

환율이 상승하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역(逆)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진다.

소비ㆍ투자를 합산한 내수와 환율의 상관계수도 -0.77이다. 환율 상승이 소비ㆍ투자ㆍ내수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10원가량) 상승할 때 민간소비는 2041억원 감소한다. 이 가운데 국산소비는 1729억원, 수입소비는 312억원씩 줄었다.

또 원ㆍ달러 환율이 1%가량 오를 때 국내투자는 966억원 줄어든다. 국산투자는 487억원, 수입투자는 479억원씩 감소한다.

반면 환율이 1% 가량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은 1309억원(0.08%) 정도 늘어난다. 보고서는 “환율 상승은 우리나라의 GDP를 개선하지만 (국산)내수는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환율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가격 안정과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가계의 실질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 확대를 위해 내수 위축과 수입재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내수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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