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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 · 중 · 일 FTA, 협상하되 서둘 필요 없다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20일부터 시작됐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이 협상개시를 선언하려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만 합의하고 3국 통상장관이 공식 선언하는 형식을 택했다. 중ㆍ일 또는 한ㆍ일 관계 악화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한ㆍ중ㆍ일 FTA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예고다.

그렇다고 3국간 FTA는 마냥 늦출 수만은 없는 사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가이익 추구가 민감 사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자유무역을 통한 시장 외연확대는 시급한 과제다. 3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FTA를 성사시키게 되면 인구 15억에 국내총생산(GDP) 합계 12조달러, 교역량 5조달러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3대 거대시장이 출현하게 된다. 한ㆍ중ㆍ일 3국 모두 FTA에 집착하고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다만 우리로선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미 미국, EU, ASEAN, 칠레 등과 FTA를 체결했다. 이에 관한 한 여타 국에 앞섰기에 허브국가로서 조건이 갖춰지면 적극 나서도 늦지 않다. 더구나 한ㆍ중 FTA 협상은 이미 품목별 관세철폐 기한 설정, 쌀 등 초민감품목 정의, 정부조달이나 지재권 및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고 한다. 반대로 일본은 비관세장벽 철폐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등 FTA에 관한 한 초보단계다. 일본과 FTA를 체결하더라도 민감품목의 관세인하가 따르지 않는 한 그 효과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를 감안해 완급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 실익 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중간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FTA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와 평화체제 구축에 당사자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점에서 한ㆍ중 FTA를 우선하되 한ㆍ일 FTA도 병행해 이를 궁극적으로 한ㆍ중ㆍ일 FTA에 접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려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기업 10곳 중 7곳이 찬성하기는 하나 피해 최소화를 주장한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또 일부 지자체는 농수축산물을 양허 제외품목으로 설정하라고 주문하고 농민들의 반대시위 또한 심상치 않다. 결국 차기 정부가 감안해야 할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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