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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국제영화제 스탭들 신임 위원장과 갈등 끝 줄사퇴
영화제 지속성, 독립성 ‘위기’

전주국제영화제의 주요 스탭들이 신임집행위원장과의 갈등 끝에 줄사퇴했다. 차기 회차의 행사 개막을 불과 5개월여를 남겨 놓고 벌어진 일이라 ‘파행’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부산과 함께 국내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국제적 영화행사라 우려가 크다. 지자체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국제영화제의 파행과 잡음은 지난 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2005년 광주국제영화제, 2010년 제천국제영화제를 거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까지 이어졌다.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출범 5년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예산난으로 지난해부터 2년째 개최를 못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파행’은 지난 6월 영화제에서 8년째 몸담아온 프로그래머가 전 집행위원장 및 지역 신문과의 갈등 끝에 해임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9월 MBC PD와 EBS 사장 등을 역임한 고석만씨가 신임위원장으로 취임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으나 지난 10월 22일부터 29일 사이에 사무처장을 비롯해 근무 12년째인 프로그래머를 포함한 주요 실장급 스탭 8인이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 8인은 지난 13일 ‘사임의 변’이라는 성명에서 신임위원장이 직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예산 확보 없이 무리한 신규 프로그램을 지시했으며 전주영화제에 안착한 디지털 삼인삼색, 숏숏숏 등 프로그램은 물론 내년 행사를 위한 영화 초청 업무까지 중단시켰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고석만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조목조목 밝힌 현상은 틀림없이 발생한 것이나 자의적 해석이나 왜곡, 과대포장이 심하다”며 “관행과 행정적인 시스템을 바꾸고자 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탭들이 사퇴한 것일 뿐, 그들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측은 13일 민성욱 부집행위원장과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를 새로 임명했으나 수년째 주요 업무를 맡아온 스탭들이 대거 빠지면서 당장 내년 행사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한 영화제 전문가는 “수년간 국내 각 국제영화제에서 일어난 파행은 결국 지자체의 예산편성과 단체장의 임기에 따라 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지속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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