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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대표, 김준수도 작품 성공에 중요한 요소

[헤럴드 경제=문영규 기자]한 해 뮤지컬 작품을 올려 성공하는 작품은 100개 중 10개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말을 앞두고 작품성 높은 뮤지컬 여러 편이 관객들과 만나려 날짜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은 어떤 작품을 골라봐야 할 지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이런 와중에도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부터 연말, 내년, 2014년 까지 작품을 줄줄이 구상하고 있다.

올 한해 그가 제작한 작품 ‘엘리자벳’은 상ㆍ하반기 상을 다수 수상하며 유럽 뮤지컬이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엄 대표는 과거 김준수가 출연한 ‘모차르트!’로 주목받았고 올해 그가 제작한 ‘엘리자벳’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 매니아층의 높은 지지 덕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엄홍현 대표는 “엘리자벳은 특수기계장치, 토드가 타는 브릿지, 더블턴테이블에 리프트, 그 세트 제작비만 6억 들었어요”라고 했다.

이번 ‘황태자 루돌프’에서도 의상이 300벌, 피치코트란 속치마도 제작했고 의상 스탭만 10명에 이른다. 보통 뮤지컬의 평균적인 의상 제작비보다 3배가 더 들었다는 것이 엄홍현 대표의 말.

작품성과 드라마적 요소, 세트와 의상, 소품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흥행을 이끌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모차르트’ 공연 때 김준수는 3000명이 들어가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15회나 매진시켰어요. 그러니 캐스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김준수는 지난 10월 있었던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엄 대표는 “‘엘리자벳’에서 토드의 죽음은 눈빛과 손짓으로밖에 표현될 수 없어요. 그런 표현으로 작품을 잘 살려줘 감사하죠”라며 여우주연상을 탄 옥주현에게도 “여자로서 10대부터 60대까지 변화하는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있었던 김준수의 ‘엘리자벳’ 출연료 논란에 대해 그는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개런티에 대해 말이 많은데 저도 공개하고 싶지만 공개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회당 6000만원은 말이 안되는 액수”라며 배우와 제작자가 서로 쌓아온 신뢰관계를 무너뜨릴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캐스팅 비용을 전체 제작비의 30%로 잡고 있어요. 런닝 개런티를 걸은 건 사실이지만 지난 ‘모차르트’에 비해 돈을 조금 더 주고 마무리했을 뿐”이라며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도 그 정도 금액을 준 적이 없다”고 했다.

전체 95억원의 제작비가 든 ‘엘리자벳’은 배우 캐스팅 비용으로 소비하는 금액이 30억원이 못된다. 6000만원이라면 김준수 정도의 배우들이 토드 역으로 전체 120회 공연한다고 하면 72억원을 캐스팅 비용으로 쓰게 되는 셈.

회당 제작비 8000만원 중 6000만원이나, 3000만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당 외국인 관객을 400명씩 끌어들이는 배우라면 런닝 개런티는 김준수의 몫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제작자로서 공연 뿐만 아니라 연계상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흥행이 보장되는 배우를 놓칠 수는 없다.

‘엘리자벳’에 배우, 세트 등 많은 공을 들였지만 그는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내년 7월 준비하는 ‘엘리자벳’에는 토드 신이 많이 늘어나고 두 사람의 사랑얘기가 더 추가 되고 가사부분을 정리할 예정이다. 올해 여름 공연한 ‘모차르트!’ 역시 드라마가 부족했고 관객에게 주고자 하는 포인트를 전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공연이 끝나고 세트를 전부 불태웠다. 심기일전해 다시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내년 ‘엘리자벳’을, 이듬해인 2014년엔 신작 ‘마리앙투아네트’와 ‘모차르트!’를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라이센스 뮤지컬을 제작하면서도 많은 한계를 느꼈다. 티켓을 많이 팔 배우는 적고 라이센스 뮤지컬의 해외 로열티는 제작비에서 적게는 8%에서 많게는 21%에 이른다. 작품은 많고 배우는 적어 캐스팅 비용은 오르고 해외 뮤지컬은 서로 작품을 제작하려 경쟁하다 보니 캐스팅 비용과 로열티가 오른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창작 뮤지컬인 것. 그는 회사가 잘 할 수 있는 대형 창작뮤지컬을 올릴 예정이다. “3개에서 4개 정도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컨텐츠를 한국에서 초연하는 것”이 목표다.

강원도 영월출신, 정주영 같은 경영자가 꿈이었고 지금은 뮤지컬 제작자가 됐다. “서울엔 큰 인물 되려 왔다”고 한 그는 “지금은 돈벌려고 뮤지컬 하는 게 아니라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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