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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맞댄 스님 · 신부님 · 목사님…날카로운 ‘잡설’을 풀어놓다
종교 안팎의 갈등으로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다. 종교 지도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스님과 목사님, 신부님이 한자리에 앉아 난상토론을 벌였다. 생명평화운동으로 잘 알려진 도법 스님(실상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 김민웅 목사가 우리 사회 이슈를 놓고 설왕설래한 대화록 ‘잡설’(꽃자리)을 내고 6일 기자들과 만났다.

도법 스님은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이즈음의 종교 문제의 원인으로 ‘종교인들의 욕망’을 꼽았다.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거룩한 가치는 일상에서 발견되어야 하고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며, “신비, 기적, 불가사의, 오묘함도 일상에서 발견돼 일상의 거룩함이 되도록 만들어야 종교가 종교다워지고 세상의 요구에 응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국 신부는 종교가 갖는 사회적 역할을 ‘어머니의 역할’로 봤다. “우울증에 빠져 있고 화를 내고 기쁨없이 혼미에 빠져 있을 때 보듬어주고 두드려 주는 게 어머니 역할, 종교가 해야 하는데 우리종교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김민웅 목사 역시 종교가 일상과 만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고통받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아픔의 자리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잡설’은 종교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교육, 경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다.

대선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정치 밖의 사람을 국민들이 끌어들인 혁명적 사건이라며,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현대사회적 아픔을 어떻게 풀고 치유하고 갈 것인가인데 대선 후보들이 그런 것들을 담아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법 스님은 특히 좌우, 진보 보수, 노사 갈등 등에 대해 각자 자기 것만 옳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불교의 교리를 들어 경계했다.

경험만 갖고 단정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는 것. 서로 죽기살기로 부정하고 싸우지만 양쪽 모두 다 극복해야 할 것이 있고, 긍정할 것이 있다는 말이다.

“싸워서 이기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승부에는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까요. 푸는 게 중요하죠.”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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