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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세, 이제 성숙한 나이…달달한 로맨스 연기 하고파”
‘대풍수’ 통해 아역꼬리표 뗀 박민지
배우 박민지<사진>가 SBS 수목극 ‘대풍수’에서 ‘어린 반야’로 8회까지 출연하고 바통을 성인 역인 이윤지에게 넘겼다. 박민지는 이번 드라마를 끝으로 아역 생활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는 우리 나이로 24살이다. 성인 역인 이윤지와도 나이 차이가 5살밖에 안난다. 최고령 아역인 셈이다. ‘아역계 최수종’으로 불리며 비교적 나이 들어 보이는 노영학도 20살이다.

“사실 지금은 아역을 할 나이는 아닌데, 계속 아역을 하는 것은 ‘대풍수’에 지난해 여름에 이미 캐스팅돼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드라마가 엎어졌다 다시 올 여름부터 촬영에 들어갔거던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앳돼 보였어요. 그때가 마지노선이었죠. 작년까지는 동안으로 먹혔던 것 같아요.”
박민지는 앞으로 감독이 아역은 시켜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풍수’의 이진처럼 특정인물의 젊은 역은 맡을 수 있겠지만 10대 역할은 졸업했다는 것.

‘대풍수’에서 박민지는 공녀(貢女) 신분으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상황이었다. 어렵고,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점점 독해지는 여성이다. 나중에는 공민왕을 유혹해 아들을 낳고 그녀의 아들이 왕(우왕)이 된다. 박민지는 여기서 ‘꽃거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거지 복장을 해도 멋있게 어울렸던 것.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극은 ‘대풍수’가 처음이에요. 말투 등에서 현대극과 차별은 없었지만 미묘한 차이는 있었어요. 옷 입는 것 하나도 힘들었고 촬영장도 괴산, 부여, 남양주 등 전국을 돌았어요. 야외에서 짚신을 신고 도망다니고, 끌려가고, 내동댕이쳐지는 장면이 많아 멍들고 찢긴 상처가 많아요. 그래도 사극은 좋은 경험이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월간지 ‘쎄씨’ 전속 모델로 발탁되면서 배우의 길로 접어든 박민지는 2005년 영화 ‘제니, 주노’에서 15살 풋풋한 중학생의 모습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에도 교복을 입은 학생을 자주 연기하다 보니 아역 수명이 길어졌다.

하지만 여중생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소재여서 논란이 많았고, 박민지도 어린 나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연기와 학교 생활을 병행한 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겼다고 한다.

“‘제니, 주노’를 중3 때 찍어 고1 때 개봉했어요. 야외 촬영을 나가면 학교 출석을 인정받지 못 했어요. 고지식한 선생님들은 배우로 나서는 학생을 꿈 찾아가는 걸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학생에게 헛바람이나 넣는 등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날라리 취급을 했어요. 중학교 때는 교장선생님이 영화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며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럴수록 박민지는 촬영장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고 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실패하면서 이젠 포기한 상태다.

“고3 때 특차와 정시에 다 응시했는데 실패했어요. 그 후론 대학 간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안 들더라고요. 제가 학업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요. 현장에서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박민지는 ‘펀치 스트라이크’ ‘피터팬의 공식’ ‘마지막 선물’ ‘도레미파솔라시도’ 등 영화와 ‘열여덟스물아홉’ ‘연어의 꿈’ ‘문희’ ‘최강 울 엄마’ ‘너는 내 운명’ ‘부자의 탄생’ ‘결혼의 꼼수’ 등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이제 성숙한 아가씨 역할이나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운이 좋아 첫 작품부터 주연을 맡는 행운을 누렸지만, 톱스타를 꿈꾸기보다는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펼치며 한 단계씩 성장하는 재미를 맛보고 싶어요.”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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