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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의 KS’ 이승엽의 ‘가을 드라마’ 완성될까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자타공인 대한민국 국민타자. 유독 큰 무대에 서면 그는 야구팬들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잔뜩 기대를 모았지만 번번이 힘없는 스윙으로 탄식을 자아내고, 기대를 접을라치면 여지없이 큰 한 방으로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차예선 역전 2점포가 그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 준결승 역전 2점 홈런이 그랬다. 그때마다 그는 “가슴에서 응어리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라이언킹’ 이승엽(36·삼성)이 ‘가을 드라마’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이승엽은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벌어지는 SK와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에 나선다. 2002년 우승 뒤 꼭 10년 만에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

10년 전 LG 트윈스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날, 그는 ‘영웅’이었다. 2002년 11월10일,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던 삼성은 이날 9회말 1사까지 6-9로 뒤져 있었다. 누가 봐도 경기를 뒤집을 확률보다 최종 7차전까지 갈 확률이 더 높아 보였다. 하지만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상대팀 마무리 이상훈의 볼을 통타, 믿기지 않는 동점 3점포를 날렸다. 이어 마해영이 끝내기 홈런으로 이승엽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이승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이승엽의 가을 드라마는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이승엽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워낙 부진했다. 내가 빨리 쳤으면 일찍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엽은 그해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21타수 3안타 타율 1할4푼3리, 1홈런 4타점으로 부진했다. 중심타자로서 체면이 구겨졌다.

때문에 올해는 ‘가을야구’를 완성할 절호의 기회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훈련을 끝내고 취재진과 만나 “1차전 결과에 따라 시리즈 전체 분위기가 달라진다. 꼭 1차전을 이겨 기선제압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엽은 “아무래도 단기전에서는 상대가 중심타선을 집중 마크하기 때문에 ‘뻥뻥’ 쳐내기는 어렵다. 내 역할은 ‘잘 치는 것’보다 분위기를 살리는 일이다”며 “볼넷, 실책이라도 출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도루를 할 수도 있고,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하는 과감함을 보일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만수 SK 감독님이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나도 깜짝 놀랄 일이 생기게 하겠다”며 평소 그답지 않은 도발(?)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승엽은 올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최다안타 타이틀을 노릴 수도 있었지만 시즌 후반 일본으로 날아가 통증을 느꼈던 왼손 중지 치료를 받았다. 완벽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4차례 평가전에서는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 3타점 기록, 예열까지 완벽하게 끝냈다. 이제 그는 ‘가을야구 완성’이라는 마지막 퍼즐만이 남아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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