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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김학수> 레드불의 입소문 마케팅
39㎞ 상공에서 세계 최초로 초음속 고공강하에 성공한 오스트리아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의 생생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30년 전 군대시절이 생각났다. 필자도 바움가르트너처럼 공수부대 요원이었다. 하늘에서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려 지상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게 공수부대원의 임무였다.

공수부대 요원으로서의 점프 경험담이다. 60㎏ 정도의 군장까지 짊어지고 비행기에 올라 깜깜한 야밤에 에어컨도 전혀 가동되지 않는 수송기 안에서 2시간여 동안 꼼짝 달싹 못하고 비지땀을 흘리며 점프를 기다렸다. 강하 예정지역에 도착하자 파란불이 꺼지며 점프 마스터의 수신호로 중대장 이하 중대원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비행속도로 인해 세찬 바람이 부는 허공에 몸을 던졌다. ‘1만, 2만, 3만, 4만’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낙하산이 펼치는 순간까지 몸은 180도 회전하며 공중에서 휘날렸다. 고생 끝에 낙이라고, 낙하산이 활짝 펼친 뒤 지상으로 착지하기까지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점프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군장을 꾸릴 때 미리 챙겨 넣어 두었던 맥주 한 캔을 꺼내서 따먹으며 심한 갈증을 풀었다. 비록 1250피트의 상공에서 이루어지는 야간점프이지만 할 때마다 느꼈던 짜릿한 전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바움가르트너에 비할 것은 결코 못 되지만 신선한 추억이었다.

세기적인 우주에서의 고공강하는 ‘밀리터리 점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극한의 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초인간적인 모험이었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 점프는 2007년부터 세계적인 에너지 드링크 음료사인 레드불이 ‘레드불 스트라토스’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준비한, 엄밀한 말해서 스폰서십에 의한 익스트림 이벤트였다. 5년간 6500만달러가 투입된 프로젝트에는 그의 멘토인 이전 세계 최고 고공강하자 조 키팅어를 비롯해 기상학자, 항공엔지니어링, 우주 과학자 등 200여명이 참가해 ‘작은 NASA’를 방불케 했다. 레드불 사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날 바움가르트너라는 인물은 결코 배출될 수 없었다. 그는 레드불 본사가 있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19세 때인 1988년부터 레드불의 후원을 받으며 다양한 스카이다이버 활동을 벌였다.

레드불은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등 스타 위주로 마케팅을 하는 세계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는 다르게 버즈(입소문) 마케팅을 실시하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특히 바움가르트너와 같은 모험가들의 도전을 후원하고 F1 자동차 경주대회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왔다. 입소문 마케팅에 관한 한 아이튠스, 아이폰을 만든 애플 사를 능가할 정도라는 평가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 점프 성공으로 레드불은 400억달러의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미국 마케팅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미국 뉴욕타임스 만평가 패트릭 챕패테가 만평에서 ‘바움가르트너의 작은 걸음, 레드불의 엄청난 도약’이라고 평한 것도 납득이 갈 만하다. 재주는 바움가르트너가 부리고, 돈은 레드불이 챙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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