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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시후 “송중기와 비교? 경쟁작 꼭 챙겨 볼 것” (인터뷰)
항상 젠틀하고 로맨틱할 것만 같은 박시후가 연쇄 살인범으로 돌아왔다. 데뷔 초부터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던 살인범 역할을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를 통해 선보이게 된 것이다.

박시후에게 이번 작품은 첫 상업영화 주연이자 자신이 그토록 염원했던 캐릭터였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또한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필모그래피와는 상반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매번 작품 속에서 완벽한 ‘완소남’이었던 그가 살인마라니 신선하기 그지없다.

최근 본지와 마주한 그에게서 기존의 수많은 작품 속 ‘살인마’와 같은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잘생긴 외모에 부드러운 분위기까지 겸비한 그가 그려낼 살인마 이두석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박시후는 데뷔 초부터 살인마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옷을 입고픈 캐릭터는 자상한 본부장도 백마 탄 왕자도 조선의 로미오도 아니었다. 심리를 가늠할 수 없는 살인마였다.

“데뷔 초부터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같은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고요. 사이코 패스 같은 다중적인 캐릭터를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살인범이다’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지난해 ‘공주의 남자’의 촬영을 마치자마자 거의 쉴 틈 없이 바로 ‘내가 살인범이다’ 촬영에 들어갔죠. 젊은 감독님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시나리오가 탄탄하더라고요.”

실제 촬영장은 치열했고 고생스러웠다. 수많은 드라마를 거쳐간 그였지만, 영화 촬영장은 처음이었다. 그랬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촬영에 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수영장 신이에요. 어려서부터 수영을 좋아해서 별로 힘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죠. 다이빙을 하면 바로 찬물이었던 거예요. 찬물에 5분 버티기도 힘든데, 계속 촬영하려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왜 물을 데워놓지 않았을까’ 혼자 속으로 생각했죠. 당시에는 펌프가 고장났다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영상에 김이 서릴 것 같아서 물을 데우지 않았던 거예요. 저만 속은거죠 뭐.(웃음)”

은근히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는 “사실 수영장 신이라 노출이 있을 것 같아서 몸도 만드려고 노력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늘 점잖을 것만 같았던 그의 호소 어린 투정이 낯설면서도 귀엽게 느껴졌다.

“처음 모니터를 했을 때 수영장 노출신이 가슴 언저리까지만 나오더라고요. 저는 몸도 만들고 태닝도 하고 수분도 빼려고 물 한 모금씩 마셨거든요.(웃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속상하기도 했어요. 뭐 워낙 준비기간이 없기도 했지만요.”

그가 이번 영화에서 선보일 이두석은 기존의 ‘살인마’들과 어떻게 다를까.

“캐릭터 자체가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처럼 속내를 비추지 않는 인물이죠. 관객들에게 혼돈을 많이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평상 시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만큼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관객들이 속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또 제 눈빛 자체도 묘해서 약간은 ‘사이코 패스’같은 느낌도 든다고 하더라고요.”

박시후는 “사실 지금에야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원래는 말수가 적었다”며 웃어 보였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저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지금은 경험이 많이 쌓여서 말을 하는 게 수월한데 예전에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무뚜뚝한 편이었죠.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인데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그에게 정재영은 주저 없이 작품을 택하게 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워낙 베테랑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내심 걱정되지는 않았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긴장되지도 않았고요. 오히려 저는 재영선배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오 묻어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더라고요.(웃음) 그만큼 부담감이 덜했다는 거죠. 굉장히 편하게 대해주셨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솔직히 촬영장에서 무뚜뚝하고 말 한마디도 안 하는 선배들도 많거든요. 제가 술은 잘 못하는 편이지만 재영 선배랑 술자리도 가지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극중 이두석 팬클럽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실제로 박시후의 팬들이다. 그는 늘 자신을 챙겨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 특히 한 작품만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이 아니라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인기를 모았기에 그 기쁨은 더하다.

“실제 팬들이 와주셔서 고생하셨죠. 스태프 분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드렸고요. 정말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촬영 때마다 팬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팬 분들이 현장에 찾아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잖아요. 저는 한 작품, 두 작품 할 때마다 점점 팬들이 늘기 시작했어요. 촬영장에 팬들이 찾아올 때, 안쓰럽기도 하고 꼭 이들에게만큼은 진심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차가운 살안마로 박시후. 사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 속 송중기와 비교가 되고 있기도 하다. 송중기 역시 ‘늑대소년’을 통해 기존의 꽃미남 이미지와 상반된 ‘야생남’으로 변신했다.

“많은 분들이 저와 송중기 씨를 엮어서 비교하기도 하더라고요.(웃음) ‘늑대소년’이 감성을 자극하는 판타지 멜로라고 들었어요. 일주일 후에 ‘내가 살인범이다’가 개봉하는데 워낙 장르가 다르잖아요. 저도 사실 판타지 멜로를 좋아해요.(웃음) ‘트와일라잇’같은 작품도 굉장히 재밌게 봤고요. 솔직히 영화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꼭 보려 가려고요.”

박시후는 ‘내가 살인범이다’에 이어 12월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하반기에 무려 두 편의 작품으로 팬들을 찾게 된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해야죠. 요즘은 시청률 10%로만 넘겨도 잘 나온 거라고 해서 사실 좀 걱정되네요. ‘메이퀸’과 초반에 경쟁할 것 같고요. (김)재원이와 ‘서로 잘 해야지 뭐’라고 얘기는 나눴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잖아요.(웃음) 그래도 작가님과 함께 호흡을 맞출 문근영 씨 등 배우들을 믿고 있어요.”

오늘날 이 자리에 있기까지 박시후는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해맑은 미소를 띄우며 “10년 동안 꾸준히 달려왔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느 덧 연기 인생의 절반을 달려온 그가 특유의 오래 달리기 실력을 발휘해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배우가 되길 바래본다.

양지원 이슈팀기자/jwon04@ 사진 황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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