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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돌부처가 되어라!’ 한국오픈 ‘PGA프로도 울리는 까다로운 코스’서 살아남으려면...
‘냉정과 열정사이, 평정심을 유지하라.’

한국남자프로골프의 내셔널타이틀대회인 한국오픈은 남자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이 나는 대회다.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코스에서 겨루고, 최고의 명예가 따르기 때문이다. 3억원이라는 두둑한 우승상금도 뒤따른다.

하지만, 왜 이 대회 우승이 쉽지않은지 18일 열린 1라운드가 잘 보여준다.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단 2명, 3언더파 강경남과 1언더파 개럿 샤프 뿐이다. 천하의 양용은도 3연속 보기를 했고, 배상문은 무려 8오버파, 김대현 이시카와 료도 더블보기를 범했다. 경기 후 양용은은 “주최측이 부부싸움 한 뒤에 핀을 꽂은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며 까다로운 핀 위치에 혀를 내둘렀다. 이시카와 료 역시 “너무 변화가 심한 곳에 홀컵이 있었다. 이게 한국스타일인가 했다”며 불평을 했다. 


2003년부터 10년째 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천안 우정힐스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코스. 회원들의 양해하에 이 대회를 위해서 수 개월간 코스관리에 지극정성을 쏟는다. 그린은 오거스타 뺨치고, 좁은 페어웨이를 한발짝만 벗어나면 볼이 잠겨버리는 긴 러프가 기다린다. 여기서 그린에 볼을 세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또 그린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커다란 벙커와 높은 턱도 샷을 앞둔 선수들이 마른 침을 한번 삼켜야할 만큼 위압감을 준다.

모든 선수들에게 코스는 똑같은 조건이다.

결국 어떤 작전으로 코스를 공략하느냐는 선수들의 몫이다. 뒤지고 있거나, 우승을 굳히고 싶은 선수라면 엄청난 위험을 무릎쓰고 모험을 할 것이고, 타수를 지키며 차근차근 우승에 다가가고 싶은 선수는 버디보다 파를 목표로 조심스런 운영을 할 것이다. 조바심은 금물이다. 타수를 잃더라도 냉정하게 다음 홀 준비에 몰입해야한다. 평정심을 잃은 선수에게 우정힐스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2년 전 3일간 선두를 달렸던 노승열이 마지막날 흔들리며 타수를 잃는 사이, 10타 뒤졌던 양용은이 줄버디 행진을 하며 뒤집었던 드라마가 또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파온한 선수에 대한 보상과, 파온을 노리다 실패한 선수에 대한 응징이 철저히 갈리는 곳이 바로 한국오픈코스인 우정힐스다. 한국오픈의 ‘아멘코스’로 불리는 16~18번홀에서 벌어질 선수들의 명승부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18번홀은 투온을 할 경우 이글도 가능하지만 조금만 빗맞으면 워터 해저드, 약간 왼쪽으로 휘면 2m 가까운 턱아래 벙커가 있다. ‘No Risk, No Money(돈을 따려면 위험을 감수해야한다)’는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버디를 잡겠다는 열정보다, 보기를 견뎌내는 냉정이 필요한 한국오픈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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