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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연장승부…선수는 피말라도 갤러리는 즐겁다
본격적인 가을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남녀 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국내 메이저 대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볼거리가 많았다. 골프팬들은 어느 경기를 지켜봐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했던 주말이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주에 끝난 남녀 프로대회 모두가 연장전을 치르면서 승부가 결정됐다는 점이다.

연장전에서 우승한 선수들의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나흘간 경기하는 것도 모자라서 연장전을 해서 우승하게 되면, 우승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더 느끼게 된다. KPGA 첫 우승을 한 김민휘(20ㆍ신한금융)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윤슬아(26)에게는 그 무엇보다 이번 우승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모든 우승이 그렇지만, 연장전에서 이기게 되면 그 선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다시 연장전에 돌입한다고 해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한편, 나흘간 차분하게 쌓아온 성적을 가지고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과는 달리 연장전에 나가는 선수들의 마음은 일반 18홀 라운드와는 달리 사뭇 비장하다. 단 한 홀로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쳐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그만큼 우승에 가까워지는 것을 선수 본인이 느끼게 되고, 부담감은 더 커진다. 이때야말로 모든 잡념을 없애고 자기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연장전에 들어갈 경우 후회 없는 플레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쳐야 하는 건 맞지만, 그래도 이기기 위해서는 끝까지 차분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려다 보면 욕심이 앞서게 되고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알고 그에 맞춰 경기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이다. 연장전은 상대방 샷의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샷에만 신경 쓰는 여유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자신을 비교하여 위축되거나 힘이 들어가면 결국 자기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장전은 미리 경기위원들이 정해둔 홀에서 치러지고, 한 홀에서 이기면 우승을 차지하는 서든 데스 방식을 이용한다. 하지만 US여자오픈 같은 경우는 연장전으로 3개 홀을 치르고 그 스코어를 합산해서 우승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번 주 열리는 코오롱 한국오픈도 US여자오픈과 같은 방식으로 연장전을 치르기로 했다고 한다. 국내 대회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연장전이 벌어진다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이다.

연장전을 하는 선수들은 피가 마르겠지만, 모든 연장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경기를 지켜보게 하는 묘미가 있다. 지난주 연장전에서 좋은 승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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