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WC최종예선]존재감 증명하지 못한 ‘중동킬러’ 박주영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최강희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황태자’ 이동국까지 제외하는 초강수를 두고 전적으로 신뢰감을 보여줬건만, 믿었던 ‘중동킬러’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주영(셀타비고)이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행으로 가는 최대 관문에서 소리없는 플레이로 팀 패배를 자초했다. 리그에서 오랜만에 영양가 높은 활약을 펼쳤던 터라 기대가 컸지만 태극마크를 달고선 ‘미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0분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에 결승골을 헌납하면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2승1무 뒤 첫 패배를 하면서 이란과 2승1무1패(승점7)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골득실(한국 +5, 이란 +1)에서 앞서 간신히 조 1위를 지켰다. 한국의 이란 원정 성적은 2무3패, 역대 이란전 상대전적도 9승7무10패로 더 나빠졌다.



A매치 23골 중 11골을 중동전서 쏟아부은 ‘중동킬러’ 박주영은 예상대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출전했다. 파트너는 196cm의 장신공격수 김신욱(울산). 하지만 경기 내내 박주영의 모습을 보긴 어려웠다. 김신욱은 장신을 이용한 고공플레이로 2선에 공을 떨궈주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박주영이 이를 제대로 골 찬스로 만들지 못했다.

전반 33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신욱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흘러나오자 박주영이 세컨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를 맞고 튕겨나갔다. 이날 박주영이 돋보였던 유일한 장면. 0-1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직전에도 문전에서 수비수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며 공격 기회를 엿봤지만 오히려 경고만 받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한국인 첫 골을 성공시켰던 활약상은 거의 보이지 않은 채 전방에서 고립되기 일쑤였다.

더군다나 박주영은 이란전이 기회의 무대이자 일종의 시험무대였다. 최강희 감독과 꼬였던 마음의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경기였다.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전 소속팀 아스널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설상가상 병역 회피 의혹까지 일었다.

최강희 감독은 기자회견까지 열고 박주영에게 병역 의혹을 직접 해소하라고 했지만 그는 오히려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종예선 카타르(4대1 승), 레바논(3대0 승)과의 1, 2차전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런던올림픽 동메달과 리그 활약을 계기로 최강희호에 승선할 수 있었다. 이란전이야말로 박주영이 결자해지할 수 있는 절호의 무대였다. 하지만 이를 아쉽게 날려버리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의 공격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된 이유다.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