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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풍자에서 미혼모까지 TV가 못다한 말 영화로, 다큐 4편 개봉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 홍지유)은 지난 6월 21일 개봉해 총 7만1966명을 동원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하는 ‘다양성 영화’의 올해 개봉작 중 외화 ‘아티스트’(12만명)에 이어 흥행 2위의 성적이다. 다양성영화는 일반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로 개봉하는 독립, 예술, 저예산 영화를 가리킨다. ‘두 개의 문’의 상영관은 18~47개에 불과했지만 관람열기는 뜨거웠다. 이 영화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철거민들의 시위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의 희생자(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를 낸 2009년의 용산참사의 진실공방을 다룬 다큐영화다. 이해 당사자인 철거민과 유족들의 인터뷰를 배제한 채 수천쪽에 이르는 재판기록과 재판과정 중 경찰 진압대 및 시민단체의 증언을 중심으로 사건 당일의 참혹한 상황을 재구성했다. 인터넷 매체가 촬영한 당시의 보도영상을 비롯해 TV와 언론이 다루지 않았던 기록과 주장이 영화에 담겼다. 다양성 영화 중에서도 다큐를 7만명이 관람한 것은 상업영화의 수백만명에 버금가는 결과다.

이처럼 기존의 메이저 미디어가 담지 못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양한 소재와 시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영화들이 잇따른다. 특히 18일만 4편의 한국 다큐멘터리가 나란히 개봉한다. 미혼모를 다룬 휴먼다큐 ‘미쓰 마마’와 철새의 이동을 따라간 자연 생태 다큐 ‘위대한 비행’, , 정치풍자 다큐 ‘MB의 추억’, 사회고발 다큐 ‘맥코리아’ 등 다양하다. 촬영 기술의 발전이나 새로운 취재 및 편집 기법의 시도도 주목된다. 


‘미쓰 마마’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20~40대의 여성 4명의 육아기를 담았다. 싱글맘, 비혼모, 미혼모 등으로 불리는 이들의 처지는 비슷하지만 생각과 시각은 천양지차다. 여전히 결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20대가 있는가 하면, 미혼모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중년도 있다. 다잡았던 마음이 전남편의 결혼 소식에 무너지는 싱글맘도 있다. ‘위대한 비행’(감독 진재운)은 300g의 가녀린 몸집으로 1년에 남반부에서 북반부까지 3만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도요새의 비행을 담은 영화다. 제작기간 4년에 HD촬영테이프만 500개다. 초고속촬영과 씨네플렉스 카메라를 사용한 항공촬영으로 도요새의 날개짓과 지구의 아름다움, 그 밑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살이를 보여준다. 도요새가 지나가는 뉴질랜드와 호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몽골, 알래스카, 캄보디아, 한반도의 문명과 자연이 담겼다. 


‘MB의 추억‘(감독 김재환)은 대선을 앞두고 ‘지난 정권을 평가하자’며 만든 ‘정산 코미디’를 표방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운동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언행과 집권 시기의 다양한 사회현상을 교차시킨다. 대선의 ‘비포’와 ‘애프터’ 영상을 붙여놓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것은 우리 정치의 비극이다. ‘맥코리아’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자운용주식회사가 투자한 정부의 민자사업의 폐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정치색이 짙은 2편의 영화에선 특히 미국 다큐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식의 취재 및 편집 기법이 사용됐다. ‘MB의 추억’은 자체 촬영 영상과 기존 보도 영상을 ‘편집’함으로서 비판적인 정서와 주장을 담는 ‘화씨 9/11’식의 제작기법이 차용됐다. ‘맥코리아’는 대개는 기업과 기관의 고위층인 사건의 책임자나 당사자를 무작정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고 거절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서 의혹과 혐의를 강조하는 ‘게릴라식 촬영’이 시도됐다. 마이클 무어의 ‘로저와 나’나 ‘볼링 포 콜롬바인’ 등에서 효과적으로 쓰였던 기법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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