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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인기는 모으지만...' 선수 플레이 시간 줄이고, 108명으로 엔트리 줄이고
선수도 지치고, 갤러리와 시청자도 지친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늘어지는 경기 시간에 멍들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코스에서 열린 제13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골프대회 1라운드 경기는 평균 6시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이날 오전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오전 10시반 샷건(18개홀에서 동시 티오프)으로 진행됐는데, 첫 조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홀아웃할 수 있었다.

이는 이 대회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한국선수들의 평균적인 플레이스타일이 느리다는 것은 여러차례 지적되어 왔다. LPGA투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온 박세리가 국내 투어에 출전했을 당시에도 이를 거론한 바 있고, 11일 경기에서도 일본에서 뛰는 전미정이 같은 얘기를 꺼냈다. LPGA투어에서는 지난 5월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모건 프리셀이 슬로 플레이로 벌타를 받아 패했다. 일본투어에서는 9홀을 2시간10분에 끝내야한다는 룰이 있다. 18홀 플레이 시간이 4시간20분을 넘어서지 않아야한다는 것이다. 미 PGA투어에서는 케빈나,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슬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나 언론으로부터 따끔한 지적을 받는다.

반면 국내 투어에도 분명 슬로 플레이를 막기위한 규정은 있지만, 이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플레이가 늦어질 때 감독관이 해당 조에 배치돼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고, 선수당 40초를 넘으면 1차 경고, 또 이를 어기면 1벌타와 벌금, 경고 후 두번째 어기면 2벌타와 벌금, 그리고 1개 대회 출장정지가 내려진다. 하지만 이런 조치를 당한 선수는 없다. KLPGA투어측은 평균 4시간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고 지침을 정했지만, 여간해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지루한 경기는 팬들로부터 멀어진다. 촉진룰을 도입한 프로야구, 서브권제도를 없앤 프로배구, 제한시간을 줄인 바둑 등의 경우처럼 팬들에게 더 다가가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대회는 108명이 출전해 아침 7시에 티오프를 시작한다. 이는 중계를 4시전에 끝내기 위한 악법이다. 미 LPGA투어처럼 144명이 오전에 절반, 오후에 절반이 나갈 경우 오전조가 밀리더라도 오후조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시드를 갖고도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나오게 만들어놓고, 경기시간까지 늘어지는 시행착오가 벌어진 것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해가 질 때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긴 것이다.

세계 3대투어로 자리매김한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아쉬운 모습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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