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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 오딧세이] 대선주자에게 스포츠는 무엇인가?
주말 아침 아내와 함께 허구내용을 다룬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봤다. 광해군의 임금 역할을 잠시 대신할 가짜대역을 찾게 된다. 대역 하선은 저잣거리 만담꾼이었다. 대역이 단순 대역으로 끝나지 않았다.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라고 외치는 하선은 민초들의 굽은 삶을 가슴에 담는 성군의 모습이었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한 대왕의 품성을 지녔으니 세상사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것인가. 누군가 극장 문을 나서며 한마디 툭 던진다.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데.

70여일 남은 대선의 행방을 예측하기는 이른 감이 있으나,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다. 대선 주자들은 긴 시간 탁마의 심정으로 자신과 주변의 청렴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은 듯하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박근혜’후보는 주변인을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허나 쉽게 마음을 열어 보이지 않는다. 원칙과 약속이행을 중시하기에 강건한 이미지가 굳어져 불통으로 이어진 면이 있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필요한 것은 감동이다. 실수하는 모습, 약한 모습, 눈물 흘리는 모습 말이다. 선민의식을 가진 이들의 관리와 향후 야기될 무리수를 통제하는 것이 관건이다.

‘문재인’후보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동네목욕탕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보통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운명을 말하고 있다. 향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사되느냐 아니면 자기 갈 길을 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운명은 바꿀 수 있지만 숙명은 또 다른 차원이다. 운명이 숙명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는 마침내 숙명의 문에 서있게 된다.

‘안철수’후보는 누구보다 돈의 가치와 비즈니스의 먹이사슬에 대한 현장체험이 강한 편이다. 중소기업 창업과 사장을 역임했기에 을(乙)의 입장과 그에 따른 고단함을 알고 있다. 청년층의 멘토 역할과 재산의 기부라는 큰 틀에서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내세울 공약의 검증과 그의 창의성의 발로가 현실정치에 이입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이 간과한 사실이 있다. 출마선언문에 여가와 스포츠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인의 소통지수를 조사한 결과 1위는 스포츠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4강 달성에 대해 일부 식자층은 우연임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치러지지 않았다면 될 법한 일이냐고. 그로부터 10년 후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뭐라고 할런지. 스포츠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발효되어 한국사회에 ‘긍지’라는 새로운 프레임이 창출되었다. 스포츠를 병풍으로 여기지 않고 귀히 여기는 18대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변재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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