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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아웃도어 시장 내년 위기 올 것”
기술력으로 승부…조형래 컬럼비아 대표
올 론칭만 15~20개…업체 우후죽순
“정체성 없는 브랜드는 곧 퇴출의미


“올해 새로 론칭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만 15~20개예요. 내년쯤 이 시장에도 위기가 옵니다. 현재 매출로는 장담 못해요. 이제부터는 기술력, 정체성 싸움이에요.”

지난 2월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의 사장으로 취임한 조형래(53·사진) 대표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경쟁을 뚫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내보였다.

3M코리아에 신입으로 입사한 후,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브라운코리아, 질레트코리아, 리바이스코리아 등 글로벌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15년을 보낸 그가 또다시 미국 기업의 한국대표가 됐다. 이번에는 급성장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내년에는 어느정도 정리가 될 거예요. 그 조짐이 올해부터 시작된 업체 간 이미지 경쟁입니다. 정체성이 확실히 구축되지 않은 브랜드는 퇴출되고 말거예요. 지금 잘나가는 건 의미 없어요.”


조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 컬럼비아의 이미지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젊고 세련된 아웃도어 의류다.

“공교롭게도 사장직으로 있던 기업들이 모두 업계 1위를 했어요. 당연히 이번에도 국내 아웃도어 업계 1등 브랜드가 목표죠, 하하. 우선적으로 컬럼비아가 가진 기술력을 확실히 알리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 최근 아웃도어 활동인구가 20~30대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젊고 세련된 이미지도 구축하고요.”

지난해 리바이스코리아 대표에서 물러난 후 1년여의 휴식기를 가진 그는 다시 CEO의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나이 50 넘어서 겁도 없이 일을 그만둔다고 주변에서 얼마나 만류했는지 몰라요. 저도 다시 경영일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했고요. 그저 ‘굶어는 죽겠나, 눈 낮춰 살면 된다’는 심정으로 속편하게 여행도 다니고, 등산도 하고 했죠.”

눈을 낮추려던 그가 국내서도 제법 탄탄하게 자리잡은 글로벌 기업 컬럼비아의 한국대표직을 수락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3M의 코팅기술, 질레트의 커팅기술, 리바이스의 패턴기술처럼 컬럼비아에도 뛰어난 자체 기술력이 있는 걸 확인했어요. 치열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기업이라고 확신했죠.”

간담회 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 그는 목이 짧은 등산화를 신고, 흰 면티셔츠에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나왔다. 배낭 하나면 금세 등산을 가도 될 법한 차림이다. “가능하면 산에 자주 가려고 해요. 동네 뒷산이라고 해도. 시간이 되면 먼 곳도 가야죠. 그때마다 회사 제품들을 착용해봐요. 얼마 전엔 기능성 속옷을 입었는데, 정상에 올랐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되더군요. 여전히 배우는 중이에요. 저도 이 회사에 오기 전에는 청바지 입고 지리산 올랐던 사람인데…, 하하.”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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